23일 이 신문은 1면과 10면에 걸쳐 '미국의 국정 의제로 복귀한 한국과의 FTA'라는 기사를 통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한미 FTA는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와 자동차 수출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한미 FTA를 비판했으나, 이 대통령에게 더 많은 양보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난 후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국 지도자와 만났을 때 (한미 FTA의) 수정이나 개정 문제를 논의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때까지 FTA와 관련한 주요 쟁점을 정리해, 내년 초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신문이 '양보'라고 표현한 부분은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한국측 입장을 자신들이 해석해서 그렇게 쓴 것"이라며 "한국이 한미 FTA와 관련해 어떤 양보를 약속하거나 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제 1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손을 마주잡은 두 대통령. ⓒEPA=연합뉴스 |
한편 신문은 한덕수 주미 대사가 한미 FTA 체결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 각지를 순회하는 활동인 '한미 FTA 아웃리치'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주 페오리아의 건설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본사를 방문해 "서울에서 더 많은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자동차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미 FTA 체결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런 한 대사의 활동을 독특한 시선으로 조명했다. 이 신문은 "외국의 외교관인 한 대사는 미국의 일자리 증진이라는 '독특한 역할'을 맡았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 FTA의 의회 비준 동의를 관철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한 대사는 앨라배마, 일리노이, 미시간주 등지를 돌며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미국 내 지지를 구축하고, 한국이 미국인들의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미 FTA를 둘러싼 미국과 한국 정계의 바쁜 행보를 보도하면서 "한미 FTA가 (미국에)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가장 중요한 FTA가 될 가능성이 높아 양국 찬반론자들 사이에 무역논쟁의 대리전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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