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제개혁연대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각 언론사에 소개하며 KB금융지주의 주주 자격으로 △이사회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관련 의사록 전부와 △평가보상위원회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관련 의사록 △회추위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관련 의사록 전부를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이같은 내용의 주주권을 행사하는 이유는 연달아 불거진 KB금융지주 회장선임 관련 논란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3명을 교체한 KB금융지주는 다음달부터 곧바로 회장 인선 절차를 재개해, 어윤대 회장(당시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이번달 13일 임시주총에서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외압이 있었다"며 "윤진식 전 실장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철휘 사장 등 다른 후보들을 사퇴시키고 어 회장으로 결정했다. 어 회장은 회장추천위원장인 서울시립대 임모 교수를 찾아가 '청와대에서 결정됐으니 나로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관련 잡음은 정치적 외압 문제만으로 끝이 아니다. 어 회장 취임 이전 논란 끝에 KB금융지주 회장 대행자로 활동했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회장 후보 선정 과정서도 논란이 일었다.
당장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혔던 강 행장이 회장 후보에서 사퇴한 배경에 금융감독당국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 강 행장은 작년 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된 지 28일 만에 사퇴했다.
국회 정무위 홍영표(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금감원의 국민은행 종합검사 수검일지를 보면, 금감원은 작년 12월 16일부터 일주일간 사전검사를 통해 조담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재직 중인 전남대와 국민은행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또 강 행장의 운전기사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면담을 실시했고, 일부 투자 손실과 관련해서도 그 배경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취임은 이른바 '영포 게이트'로 불리는 정부 인사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
강 행장의 회장 후보 선임 과정 역시 논란거리다.
작년 9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사퇴한 직후 구성된 회추위의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서 회추위는 여러 후보 중 강정원 국민은행장만 면접을 실시해 회장후보로 선정했다. 당시 후보였던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불공정성을 이유로 사퇴했다. 이 때문에 회추위에 참여한 사외이사 다수가 '친 강정원' 성향 인사들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민주당 '영포게이트 진상조사특위'는 "국민은행의 A 부행장이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장과 조재목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지주사인 KB금융지주에 회사와 주주 이외의 이해관계에 종속된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될 경우, 기업가치는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KB금융지주의 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의 문제에 대해 주주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관련 자료의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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