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초콜릿, 커피는 물론이고 꽃, 옷, 이불, 신발, 가구 등 전 품목이 그 대상이다. 이른바 '착한' 상품으로 불리는 공정 무역 상품은 국내에서도 일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관련 기사 : 국내의 공정 무역 상품.
정당한 대가에 덤으로 미래 준비 비용까지…
공정 무역 상품의 문제의식은 간단하다. 상품을 생산한 노동자, 농민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자는 것. 이 때문에 공정 무역 상품은 세계 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최소 가격을 생산자에게 지불한다. 최근 수년간 '아라비카' 커피는 세계 시장에서 500g에 70센트였으나 공정 무역 인증을 받은 커피는 평균 1달러21센트의 최소 가격을 생산자에게 지불했다.
이런 식으로 공정 무역 먹을거리가 거래되면서 공정 무역 먹을거리 생산자가 얻은 이익은 약 1억 달러(1000억 원)다. 많은 연구 결과는 공정 무역 먹을거리 생산자가 공정 무역에 참여하기 전보다 평균 30~50% 정도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한다. 이렇게 얻은 소득은 생산자의 빈곤 극복에 기여할 수 있다.
공정 무역 운동을 하는 이들은 특히 '사회 초과 이익'에 주목한다. 사회 초과 이익은 공정 무역 상품에 최소 가격과는 별개로 추가로 지불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즉 커피 500g을 구입할 때 공정 무역 가격으로 지불되는 1달러 26센트에는 농민에게 정당하게 지불돼야 할 최소 가격 외에 5센트가 더 포함돼 있다.
생산자는 이 사회 초과 이익을 활용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공동체의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한다. 가나, 우간다. 인도, 코스타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이 사회 초과 이익은 지역에 학교, 병원을 짓거나 좀 더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사용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최근 영국에서는 세인즈베리, 테스코와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 공정 무역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공정 무역 상품이 완전히 제도권 안으로 진입한 것. 스타벅스에서 공정 무역 커피를 취급하는가 하면, 초국적기업 네슬레에서 공정 무역 인증을 받은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정의로운 무역'을 통해 세상을 바꾸자는 공정 무역 운동은 확실히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단작(單作)과 먹을거리의 원거리 이동에 기반을 둔 공정 무역 먹을거리는 여러 가지 논란거리를 던지고 있다. '착한' 먹을거리, 과연 착하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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