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은 강남에 사는 아이들과 비교해 영양 섭취가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아이들은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앓는 비율도 보통 아이들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빈곤 아동의 2분의 1은 천식 환자
민주노동당 환경위원회와 국회 교육위원회 최순영 의원(민주노동당)은 13일 지난 3~5월 서울ㆍ인천ㆍ경기 지역의 빈곤 아동 1815명을 대상으로 건강보험ㆍ의료급여 진료 결과를 분석하고 별도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ㆍ조사는 인하대학교 임종한 교수(예방의학과)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결식아동으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급식 지원을 받는 만 10~12세 아동의 영양소 섭취량은 강남구(일원동)에 사는 같은 또래의 아동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다. 빈곤 아동의 에너지 섭취량은 하루 1700㎉로 강남 아동(2084.7㎉)과 비교했을 때 81.5%에 불과했다(비타민C 75.3%, 칼슘 85.6%).
이렇게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많은 빈곤 아동이 천식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전국의 0~6세 의료급여 대상자 7만9996명 중에서 병원에서 천식 치료를 받은 이들은 총 3만5794명으로 44.57%나 됐다. 빈곤 아동들이 2명에 1명꼴로 천식을 심하게 앓은 것이다.
서울시만 따로 놓고 봐도, 0~6세 의료급여 대상자 중에서 천식 치료를 받은 이들의 비율은 41.7%나 됐다. 이는 강남ㆍ서초구의 0~6세 아동 중 천식 치료를 받는 이들의 비율 15.36%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천식과 같은 환경성 질환이 거주 환경, 영양 섭취가 열악한 빈곤 아동에게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채소ㆍ과일 못 먹을수록 환경성 질환 앓는 비율 높아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증상은 빈곤 아동이 과일, 채소 섭취량이 같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낮은 것과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종한 교수는 "결식아동의 경우에는 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그들의 과일, 채소 섭취량은 같은 또래가 섭취하는 양보다 크게 적다"고 지적했다.
임종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비타민C 섭취량이 낮을수록 천식을 앓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비타민C를 섭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약화하고, 그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앓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임 교수의 지적은 라면을 자주 먹는 아동일수록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을 앓는 비율이 높아진 데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라면을 '자주 먹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알레르기성 비염(49%), 천식(17%) 등을 앓은 비율이 높았다. 반면 라면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알레르기성 비염(26%), 천식(7.2%)을 않는 비율이 낮았다.
민주노동당은 "성장기 아동이 가난 때문에 먹을거리를 섭취하지 못해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고발하고자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며 "현재의 학교급식을 친환경 농산물로 구성된 무상급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3시 국회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이번 연구ㆍ조사 결과를 발표한다(임종한 교수).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은 아동 먹을거리 복지 정책의 구체적 내용과 예산 확보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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