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한 시민단체가 발표한 "국내 쇠고기 값 세계 1위"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세계 29개국 소비자 물가 조사'는 재정경제부가 2800만 원을 지원해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조사 결과는 일부 언론에 보도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 여론에 불을 지폈다.
<세계일보> "재경부 시민단체 동원해 한미 FTA 찬성 여론 조작"
<세계일보>는 4일 "시민단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지난 3월 15일 발표한 '세계 29개국 소비자 물가 조사'는 재정경제부 예산 2800만 원으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소시모는 재경부로부터 2월 22일부터 4월 21일까지 연구 용역 계약을 맺었지만 조사 도중 핵심 내용을 중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신문은 "재경부는 '사안이 시급'하며 '조사기관이 객관적'이라는 이유로 공개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택했다"며 "또 연구 활용 방안도 '소시모 홈페이지와 언론 홍보를 통해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혀 FTA 국면에 시민단체를 동원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소시모는 지난 3월 15일 '2007 세계 소비자 권리의 날'을 맞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9개 조사 대상 국가 중 국내산 쇠고기와 수입산 쇠고기의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 조사가 재경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문제의 소시모, 2005년부터 美 쇠고기 정부 입장 대변해 '눈총'
소시모는 그 이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여 시민ㆍ사회단체의 눈총을 받아 왔다. 소시모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놓고 정부와 시민ㆍ사회단체 간의 공방이 치열하던 지난 2005년 5월 농림부의 의뢰를 받아 미국 현지를 방문한 후, "미국 도축장들이 쇠고기 안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약 1주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농장, 도축장 등을 둘러본 강광파 소시모 이사는 2005년 5월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도축장은 30개월 이하의 소에서 (광우병 감염 위험이 높은)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해 유통시키는 등 쇠고기 안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고 농림부의 입장과 똑같은 말을 했다.
더 나아가 강광파 이사는 "광우병 파동 이후 미국내 쇠고기 소비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등 미국 소비자는 정부 정책을 신뢰해 광우병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것은 미국 내 소비자 단체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정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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