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이 오는 9월 미국산 갈비 수입을 언급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수입한 쇠고기 가운데 뼈를 바르지 않은 갈비가 발견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뼛조각만 발견되더라도 해당 쇠고기 수출 작업장의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던 방역당국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방역당국, 갈비 발견됐지만 소극 대응으로 일관
30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최근 부산항으로 반입된 15t 분량의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 과정에서 뼈를 발라내지 않은 갈비로 채워진 미국산 쇠고기 2상자가 발견됐다"며 "곧 미국 내 해당 쇠고기 수출 작업장에는 잠정적으로 선적 중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명백히 한미 간 수입 위생 조건이 위반됐는데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중단은커녕 해당 수입 물량을 전량 반송할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보름 정도 정밀 검사를 한 후 수입 물량을 전량 반송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불과 수개월 전까지 손톱보다 작은 뼛조각만 발견되더라도 해당 수입 물량을 전량 반송하고 해당 쇠고기 수출 작업장에서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지난 3월 한미 간에 합의ㆍ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이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미국의 요구를 못 이겨 뼛조각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상자만 반송하기로 지난 3월 수입 위생 조건을 완화했다. 이제는 더 나아가 갈비가 발견됐는데도 "갈비는 광우병 감염 위험이 높은 이른바 '특정 위험 물질(SRM)'이 아니다"며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9월에 들어올 갈비니 문제 없다?
한편 지난 28일 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는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 국가'로 판정한 것을 존중해 8단계의 위험 평가를 축소해 9월에는 미국산 갈비가 수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권 장관의 발언을 염두에 두면 미국 입장에서는 방역당국이 이번에 발견된 갈비를 문제 삼는 것도 우스워 보일 수 있다. 어차피 9월에 빗장을 연다고 한국 정부의 고위 관료가 공언을 한 상태에서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이 생색을 내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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