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경제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성장률 5% 달성, 3000억 달러 수출 시대의 개막, 종합주가지수 1400선 돌파 등 겉으로 드러난 수치들은 화려했는지 몰라도 가계 및 근로자의 소득 정체, 기업의 수익성 악화, 일자리 창출 저조, 구직 포기자 수의 증가 등으로 시민들의 삶은 어려웠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27일 발표한 '2006년 한국경제의 회고와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2006년 한국경제는 외화내빈 현상을 경험했다"며 "2006년에도 한국경제는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출 편중의 외끌이 경제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구조적 취약성에서 탈피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소는 이어 "2006년은 대내외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된 한 해이기도 했다"면서 불안요인으로 △집값의 급등 △원화의 '나 홀로' 강세 △북한 핵실험 △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가능성 △일부 사업장에서의 노사분규 등을 꼽았다.
"기업 현금보유 성향 강해지고, 경영기조는 보수적"
이 연구소는 기업 경영과 관련해서는 "기업매출이 외형상 전년보다 늘어났으나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며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제조업체들이 전체의 39%에 달했다"면서 "매출액 기준 상위기업과 하위기업 간의 실적 격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현금보유 성향이 강해지고 보수적인 경영기조도 지속돼 미래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이제는 한국을 강건한 경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시점"이라며 올해가 남긴 숙제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여력 확대 △내·외수 균형성장과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관계 복원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확대 △기업 투자의 활성화 △리스크 관리 등을 꼽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