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AP> 통신에 따르면 26일 실시된 에콰도르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민족주의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43)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 바나나 재벌인 알바로 노보아 후보를 10%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감시 시민단체가 1600여개 투표소에서 조사한 결과에 다르면 코레아 후보는 57%에 가까운 득표율로 보여, 43%에 그친 노보아 후보를 크게 앞섰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1%포인트 미만이다. <AP> 통신은 "또다른 2개의 출구소사에서도 코레아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면서 "개표에 따른 승패는 밤 늦게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AP>는 "코레아 후보가 승리한다면, 남미는 칠레, 볼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에 이어 더욱 좌파로 기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레아는 중남미 반미-좌파 동맹을 주도하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여서, 미국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차베스와 함께 강력한 반미동맹을 형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코레아는 지난해 3개월 정도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력뿐인 정치 신인이지만, 부자들만을 위한 기존 정치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시민혁명'을 약속하며 급속하게 대중의 지지를 끌어 모았다.
지난 13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을 '바보'라고 비난하면서 강한 반미 성향을 보였으며, 161억 달러의 외채 상환금 일부를 사회복지를 위해 쓰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예상과 달리 노보아 후보에게 간발의 차이로 2위에 머무르자, 코레아는 과격한 공약보다는 대중적인 공약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지지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는 석유수출국이면서도 1300여만 명의 국민 중 7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릴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에콰도르에 저렴한 가격에 1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고, 120만 명의 극빈자들에게 지급하는 '빈곤수당'을 현재의 2배에 해당하는 월 36달러로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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