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치를 보여주는 기회가 됐지만, 미국과 일본이 한층 강경한 대북 조치를 촉구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결 온건한 접근을 선호함으로써 6자회담 5개국 사이의 불화를 드러냈다고 19일 일본 <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포함시키길 희망했지만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은 이에 완강히 반대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우리는 구두 성명 이외에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같은 입장은 12월에 재개될 전망인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북한이 또다시 회담을 거부할 명문을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러시아, 북한과 가까운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측에 가담, 결국 강경론자들을 압도하고 북핵 문제를 의장이 구두로 언급하는 데에 그치게 했다.
베트남 역시 처음부터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한 베트남 외교관리는 "우리는 단지 6자회담이 붕괴되는 결과를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동남아 국가의 외교 소식통도 "미국과 일본만 법석을 떨었다"고 표현했다.
한국이 미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요청을 거부한 것도 북한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제재 이행과 북한의 핵무기 확산 저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노력해 온 부시 행정부에는 외교적 타격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해 온 한국 및 중국에 가까운 입장을 내비쳤다.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관리는 "APEC에서 중국의 힘은 엄청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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