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전교조 저격수'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2일 열린 '전당대회 후보자 합동정견발표회' 행사와 관련해 "더럽고 치사하다"고 비판하며, 그간 고질적 병폐로 지적된 '돈선거'를 공론장으로 끌어올렸다.
조 의원은 정견발표회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소외감을 토로하며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맹비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초선인 조 의원은 "중앙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견 발표회를 보니, 당의 '페스티벌'도 아니고 완전 무감동, 무비전, 안하무국민의 삼무 전당대회가 됐다"며 "전당대회가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대의원이 동원의 대상이 되는 순간 돈 선거를 안할 수 없는 구조다. 호남 충청지역 당협위원장들이 '대목 맞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말 한심한 선거고 한심한 전당대회라고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조 의원은 "특히 당협위원장이 임명하다시피하는 25~30명의 대의원 명단이 다 까져(공개 돼) 있는 그런 대의원 선거로는 줄서기를 안할 수 없다"며 "또 전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를 하지 않고, 서울에서 '원샷'으로 투표해 끝내는 선거라면 사람들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이번 최고위원 경선을 돈 없는 선거로 해보자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오히려 묻고싶다. 이 상황에서 정말 돈 안드는 선거가 될 것 같으냐, 줄세우기 안하는 선거가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조 의원은 "돈 없고 빽 없는 저같은 초선 의원은 정말 더럽고 치사해서 당내 경선에 어떻게 나가겠나. 새롭고 신선한 인물이 전당대회 통해 절대 나올 수 없는 무감동의 구조가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다. 이 구조를 빨리 깨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전당대회 이슈가 첫째 메이저들, '안이냐 홍이냐'(안상수 의원이냐 홍준표 의원이냐)에 관심이 쏠려있고, 친박계에서 5명 나오니까 친박계 내부 정리가 되느냐 안되느냐, 청와대 복심은 있느냐 없느냐, 이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과연 이런 전당대회로 어떻게 당의 외연을 늘릴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전당대회에 불출마 하겠다는 것이냐, 당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조 의원은 "거취를 정하겠다는 게 아니다. 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치열한 토론 분위기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 선거', '줄 세우기 선거', 어느 정도길래?
조 의원의 지적대로 뚜렸한 구심점이 없고, 13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이번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돼 지나친 과열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평이다.
특히 '돈 선거'가 문제다. 한 후보의 비공식 캠프에 소속된 인사는 "5~10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것도 옛말이다. 20억 원 안 넘으면 다행"이라고 푸념했다. 일부 의원들이 후보를 위해 십시일반 후원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재산이 많은 후보들과 달리 간혹 빚을 내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후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모 후보는 올해 초부터 각 당협에 소속된 대의원들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고 돈도 많이 써 온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줄세우기' 관행도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당대회는 상대 후보 비방, 세과시 등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합동정견발표회에서 "지난 1년간의 원내대책회의를 보면 무슨 봉숭아 학당 같다"며 김무성 원내대표 전임인 안상수 의원을 비난했다.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안상수 의원도 "승리하는 한나라당을 위해서는 안심할 수 있는 안정된 후보가 필요하다"며 "사심을 갖고 그 일을 해낼 수 없다"고 홍 의원을 겨냥하며 받아쳤다.
이성헌 의원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박근혜 전 대표를 초청하는 등 수많은 인사를 초청해 세 과시를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성헌 후보는 개인적으로는 친형제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형이 동생에게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적 친분을 내비치기도 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인, '영포회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를 맹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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