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일 "어렵더라도 당당하고 정의롭게 나가는 것이 저의 길"이라며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8대 총선 낙선 이후 여의도와 거리를 둔지 2년 2개월여 만에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은평구 불광동 사무실에서 7.28재보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가 탄생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던 제가 지금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는 것도 저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어렵지만 이번 선거에 '사량침주'(捨量沈舟, 식량을 버리고 배를 침몰시킨다)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여러분의 뜻을 겸허하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계파 화합 문제와 관련해 "계파와 세대, 지역의 담을 허물고 화합의 토양을 만드는데 제가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소통이 안된다는 비판이 많은데 제가 소통의 길을 열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간절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고 국민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부덕의 소치로 18대 총선에서 아픔을 맛보았고 1년간 본의 아니게 미국생활을 했다"며 "이제 미진했던 점에 대해 은평 가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은평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간곡히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18대 총선 당시 '공천 학살'의 주역으로 지목되 친박계 의원들로부터 견제를 당해왔다. 그러나 이번 출마에 대해 친박계 인사들은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은평 을에서 이재오 전 위원장이 출마의사를 밝혔는데, 이 전 위원장이 공천된다면 제가 앞장서서 당의 총력을 모아서 반드시 당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외곽 조직의 견제는 여전하다. 구 '친박연대'에서 갈라져 나온 미래연합은 정인봉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박근혜 전 대표 팬클럽인 '박사모'도 이 위원장 출마와 관련해 "낙선운동을 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권에서도 민주당 장상, 윤덕홍 최고위원 등이 "내가 이재오의 대항마"라며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노동당 이상규, 국민참여당 천호선, 사회당 금민 등도 은평 출마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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