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신·전자상거래 분과 협상에서 디지털 제품의 정의가 제대로 조정되지 않을 경우 온라인 상의 교육, 법률, 의료, 영화, 게임, 방송 등 모든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개방돼, 현재 약 21조 원 규모인 국내 온라인 시장 중 최소 4조~5조 원의 시장이 미국에 의해 침해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의 김태환 의원(한나라당)은 23일 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미 FTA 협상 대표단이 전자상거래 분야를 협의하면서 디지털콘텐츠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 개념까지 디지털제품으로 인정해 온라인 상의 거의 모든 분야가 개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국 협상 대표단은 지난 9월 6일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면밀한 사전조사 없이 이같은 내용의 문구에 동의했다가 사후에 국내시장 잠식 가능성을 확인하고 수 차례에 걸쳐 미국을 방문해 조정을 시도했으나 지금까지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협의안이 오는 11월 말에 그대로 최종 타결될 경우 사실상 온라인 시장에서 개방이 금지되는 분야는 거의 없게 되며 이로 인해 오프라인 사업까지 미국에 의해 침해를 당할 것"이라며 "외화 개봉작이나 소프트웨어 판매율 등을 참조할 경우 현재 연간 21조 원 규모의 국내시장 중 20%에 해당하는 4조~5조 원의 시장이 온라인 상에서 침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협상에서 영화, 교육, 법률, 의료, 게임, 방송 등 온라인 상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를 '서비스 산업'으로 분류해 미국의 서비스 시장 침투를 막아야 한다"며 "그러나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도 똑같은 문구로 협상을 마쳤기 때문에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지난해 현재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43%, 세계 디지털콘텐츠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소프트웨어 강국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1%와 3.3%에 그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