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와 국민은행이 한국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계약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론스타가 다시금 '계약 파기'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론스타는 24일 발표한 '국민은행과의 협상에 대한 현황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이 지연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경제적, 전략적 영향에 대해 국민은행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양측 모두 현 계약을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론스타의 이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지난 3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한 기자회견을 연 후 처음이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지난달 30일에도 이달 16일까지 검찰 수사의 결론이 나지 않으면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론스타가 공식적으로 '계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지난 16일 계약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계약연장 협상에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나와 현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협상 자체가 결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론스타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오히려 론스타는 국민은행과의 계약 연장 협상이 얼마만큼 진척됐는지를 발표하는 모양새로 외환은행 헐값매매 혐의를 조사 중인 금융감독 당국과 사법당국에 '이 혐의를 무죄로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은근한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이같은 입장이 확인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한국은 잠재력이 매우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론스타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들이 해소돼 다시 한 번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론스타의 이같은 발언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는 27일 회의를 열어 외환은행 주가조작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려 이를 외환은행 헐값매매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에 전달할 예정인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이 은행의 주가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최근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의 24일 발표에 대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혐의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5일 "매각과 무관하게 원칙대로 수사한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재 "현재 수사 중인 상황을 (론스타 측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일정 등에 관계없이 수사는 철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헐값 매매 혐의에 대한 수사는 추석 연휴, 국정 감사, 스티븐 리 론스타 코리아 전 대표의 미국 도피 등의 사정으로 인해 빨라야 다음달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당국이 외환은행의 주가 조작 혐의를 인정할 경우 론스타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주식 강제매각처분 명령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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