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3대 대도시 권역의 땅값이 1990년 이래 16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전국의 기준지가를 조사한 결과 도쿄, 오사카, 나고야 권역의 주택지가와 상업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각각 0.4%와 3.6% 상승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도쿄 등 대도시 중심부에서 시작된 땅값 회복세가 올해 들어 대도시 교외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대도시권 전체의 땅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대도시 권역의 땅값이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땅값은 지난 16년 간 지속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국 평균 주택지가는 2.3% 하락했고, 상업지가도 2.1%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땅값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 전년 대비 지가 하락률은 3년 연속 줄어들었다.
미국 투자자들의 일본 부동산 투자 붐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이후 16년 동안 내리 하락해 온 일본 대도시권의 지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일본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을 반증하는 이른바 '자산 디플레이션 탈피'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기회복 신호에도 일본 국민들은 반기기만 하는 표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땅값 상승이 '미니 부동산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다. 이는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의 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내야 했던 경험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땅값 상승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부동산 투자 붐이라는 점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1억8200만 달러에 사들이는 등 1997년 이래로 일본 부동산에만 총 64억 달러를 투자했다. 전 세계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모건스탠리도 지난해 도쿄 시내의 빌딩을 14억 달러에 매입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연기금 펀드도 일본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부동산 거품 우려에 대해 요사노 가오루 일본 경제재정상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들과 금융기관 모두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를 하기보다는 자산 수입에 근거해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버블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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