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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IMF는 합법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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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IMF는 합법성을 잃었다"

"미국은 농업보조 계속하며 중국에 위안화 절상하라고?"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클린턴 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글로벌 불균형,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 세계 경제현안을 놓고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의 운용자들에게 또다시 쓴소리를 뱉어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17일 인터넷판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국의 농업보조금은 삭감하지 않으면서 농촌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면 미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가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글리츠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IMF의 쿼터를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한 IMF 개혁안에 대해서도 '미국만이 유일하게 비토권(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쿼터 증대는 겉치레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는 세계은행에 대해서도 미국 주도의 정책결정, 개발에 대한 협소한 접근, 불충분한 개발자원 등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1997~2002년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 및 부총재를 역임한 바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최근 발간된 그의 저서 <세계화를 작동시키려면(Making Globalization Work)>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미국의 대외 경제정책과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방향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스티글리츠가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에 대해 환율제도를 보다 유연화해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했는데?
  
  "3년 전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압력을 넣을 때만 해도 중국의 무역흑자는 주로 미국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여러 나라들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다. 상황이 복잡해진 것이다.
  
  중국의 당면한 문제는 도농격차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산 농산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게다가 이미 미국의 농업보조금이 중국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상태다. 우리(미국)는 농업보조금을 삭감하지 않으면서 중국에만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면 중국의 무역흑자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중국 당국이 수출업자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낮춰주면 이는 부분적이나마 위안화가 절상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수출세를 부과하면 이보다 더 큰 위안화 절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는 폴슨 장관의 계획이 미국의 상황을 호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엄청난 재정적자를 보고 있는 한 무역적자도 계속될 것이다. 가령 미국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산 섬유 대신 방글라데시산 섬유를 사게 될 것인데 이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중국은 (미국에 수출해 벌어들인 달러로) 미 국채를 구입해 미 적자를 보존해주고 있지만 방글라데시는 그렇게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

  
  -IMF가 개발도상국의 쿼터를 증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개혁 방향을 어떻게 보나?
  
  "IMF가 합법성을 잃은 것이 명명백백하다. IMF는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쿼터(투표권)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분배돼 있어 유럽이 부적절한 힘을 쥐고 있다는 점이 그렇고, 미국만이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IMF는 이제야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 등 신흥경제국들에 그 경제적 위상에 맞게 쿼터를 증대해 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쿼터 조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만이 비토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그런 쿼터 조정은 겉치레에 불과할 뿐이다."
  
  
-정작 개발도상국들은 IMF와 세계은행의 개혁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 향후 몇 년 간 브레튼우즈 체제가 어떻게 굴러갈 것 같은가?
  
  
"IMF와 세계은행은 각각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IMF는 대부분의 은행과 다르게 고객을 잘 대접하지 않는다. 그 결과 아무도 IMF의 고객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동아시아 위기를 겪으며 IMF식 극약 처방에 호되게 당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다시는 IMF에서 돈을 빌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풍부하다. 아무도 돈을 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은행이라니, IMF에 이보다 나쁜 뉴스는 없다.
  
  세계은행의 문제는 이와 다르다. 미국 정부가 총재를 임명하는 등 세계은행의 합법성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부시 정부가 (폴 월포위츠를) 총재로 임명한 것은 전 세계에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 세계은행의 정책결정 과정은 보다 민주적인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세계은행이 개발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후진국 부패 척결 정책에는 후진국의 개발이 부패와 연계되기 쉽다는 현실인식이 빠져 있다. 또한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개발자원이 전체 개발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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