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가 12일 미국 대사관에 대한 테러 공격을 막아내자 일각에서는 '미국과 시리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빙 무드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발빠르게 시리아 정부에게 '칭찬 메시지'를 전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극단주의와의 투쟁에서 시리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운 것"이라면서 "시리아가 동맹이 되어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미국은 시리아 보안군의 대응에 감사한다"며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시리아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추측은 성급한 기대일 뿐이라는 것이 금세 드러났다. 미국 주재 시리아 대사관은 라이스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이번 테러의 근본 원인이 미국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시리아 대사관은 1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중동 정책이 극단주의, 테러리즘, 반미 감정에 불을 지피고 있다"면서 "최근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지에서 벌어진 사태는 전세계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대사관의 성명은 그동안 시리아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근거지를 제공하고 이라크의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는 부시 행정부의 비난을 의식한 대미 공세로 해석된다.
시리아는 또 "미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동 정책을 재검토해 테러리즘의 근본원인을 찾음으로써 중동에 온전한 평화가 깃들도록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즉각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중동에 번영과 평화, 민주주의를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폭력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있을 수 없다. 정 반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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