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과 응원단은 물론 한국에 있는 축구팬 모두가 탄식을 내뱉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폐막까지 2주 이상을 남겨두고 있지만 한국은 먼저 그 열기를 식힐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누리꾼들은 한바탕 축제가 끝난데 대한 아쉬움을 쏟아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마련한 '대한민국 응원광장'에서 아이디 'sicn****'은 "아쉬움 남긴 게 너무 너무 너무 슬프다. 4강 노릴 전력인데"라며 슬퍼했고, 아이디 'cjst****'은 "이동국, 이영표 선수는 이제 못 보게 된다"며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출전인 선수들을 기렸다.
누리꾼들은 이런 아쉬움의 화살을 좀처럼 휘슬을 불지 않았던 볼프강 슈타르크 주심에게 돌리기도 했다. 트위터리안 'curator_koh'는 "불리한 판정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압도한 이 경기를 패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한편에서는 "우리 핸들링에도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기도 했다"며 "편파 판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보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누리꾼들은 "심판의 편파 판정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에 하나도 뒤지지 않는 멋진 경기였습니다"('0hap****'), "심판의 오심이 많았던 것이 아쉬웠지만, 한국 축구 많이 발전했어요!"(gack****)라며 격려 메시지에 판정이 석연치 않았음을 지적하는 구절을 섞었다.
인터넷에서는 또 매 경기마다 있었던 실수한 선수들에 대한 비판과 '너무 비판만 하지 말자'는 동정론 사이의 갑론을박이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벌어졌다. 특히 막판 좋은 만회골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이동국(전북 현대)을 지적하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트위터리안 'felixsuh'는 이에 대해 "설마 이동국 선수가 골을 못 넣었다고 또 마녀사냥이 시작되려나? 솔직히 그 골은 비 때문에 멈춘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두둔하면서 "특정 선수 지칭해서 비난하는 건 좀 지양했으면"이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대다수 누리꾼들은 아쉬움을 공격으로 승화시키기보다 격려와 응원을 선택했다. 네이버 'yj19****'는 "비까지 와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여태까지 애써주시고 노력해주신 선수분들 정말 감사해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4438****'는 "오늘 좋지 못한 운 속에서 굴하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뛴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감상을 전했다.
▲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한국 축구대표팀과 허정무 감독에 '6월을 즐기게 해 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뉴시스 |
한국의 8강 진출 실패와 함께 축구 경기 외에도 경기를 관람하며 즐겼던 치킨이나 맥주, 거리응원 등을 아우르는 '월드컵 문화'가 한풀 꺾이게 된데 대해 안도(?)를 드러내는 누리꾼들도 눈에 띄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나 게시판에 '닭 애도 기간 선포', '치킨 해방의 날'이라는 문구를 올리며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불티나게 팔려 나간 치킨을 '추억'했다.
"그나저나 이제 샤우팅 광고는 안 봐도 되는 거겠지"(트위터 '@vedder18'), "제발 다음 월드컵 땐 독점중계, 대기업 스폰서 응원, 온갖 화장질에 리폼 탱크탑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캠페인걸 좀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트위터 '@jsnet87') 등 월드컵 기간 동안 과도하게 쏟아졌던 광고를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또 트위터리안 'fodystormb'는 "차범근 해설위원도 말씀하시네요. 자국 리그가 강해야 국가대표가 강해진다고. 큰 기대는 안합니다. K-리그에 조그마한 관심 부탁드립니다"라며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만 냄비처럼 끓다 끝나는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달라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