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쌀 등 농산물의 상당수에서 허용기준 이상의 납(Pb), 카드뮴(Cd)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그러나 정부는 농산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초래된다는 이유로 조사대상으로 삼은 폐광지역 44곳의 지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폐광 인근 지역의 쌀, 배추 등 중금속 오염 심각
농림부, 산업자원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전국 44곳의 폐광 인근 지역에 대해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중금속 오염실태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에 조사한 44곳은 전국 936곳의 폐광지역 중 환경부가 토양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은 지역들이다.
농작물에 대한 조사는 해당 지역 인근에서 생산된 쌀, 배추, 시금치, 대두, 팥, 고구마, 무, 감자, 파, 옥수수 등 10개 농작물에 함유된 납, 카드뮴, 비소(As), 수은(Hg), 구리(Cu) 등 5개 중금속 오염 실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농작물의 상당수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정한 납, 카드뮴의 허용기준치를 각각 넘어섰다. 해당 지역 44곳 중에서 39곳에서는 쌀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9곳(납)과 15곳(카드뮴)의 중금속 오염이 잔류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01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안전성을 조사해 카드뮴 잔류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쌀은 전량 수매해 폐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1~2005년에 농림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렇게 수매해 폐기한 쌀은 101t에 이른다. 그러나 중금속 잔류 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산물은 쌀(카드뮴)뿐이어서 배추 등에 대해서도 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폐광 오염지역 44곳 명단은 국민혼란 우려해 비공개"
한편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토양, 수질오염 정도가 심각해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한 9곳의 폐광지역을 정했다. 이 9곳 중 1곳은 납 오염이, 8곳은 카드뮴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조사한 44곳은 물론 추가 정밀조사 대상인 9곳의 지명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기초조사 단계일 뿐인데 지명을 발표할 경우 해당 지역의 농산물 전체가 소비자들로부터 기피당해 혼란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번 조사는 2005년도에 재배된 농산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현재 재배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출하 전인 9~12월 중에 그 안전성을 새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염 농경지에 대해서는 2006년부터 휴경, 객토, 비식용 작물 재배 등을 유도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계부처와 민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오염의 원인을 규명하고 오염 농경지에 대한 처리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폐광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주민건강 영향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오염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된 9개 지역 주민들은 2007년도의 조사 대상에 우선적으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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