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전직 이란 지도자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영국의 BBC 방송에 따르면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이슬람소사이어티 제43회 연례총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해 "세계를 복속시키고 지배하기 위해 미국이 지닌 위대함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미국인들은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테러의 극대화와 제도화된 폭력을 야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또 서방 세계의 언론들이 이슬람에 대해 '거짓된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서방언론에 비친 이슬람은 일방적인 이해의 결과물로 폐쇄적이고, 상투적이며, 사악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면서 "정치적 측면에서 그려지는 이슬람은 상상에 가까운 것으로, 이슬람과 동양에 대한 어둡고 거짓된 인식을 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무슬림 수만 명이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 하타미 대통령은 가장 기대를 모았던 연사였으며, 그의 연설은 놀랍도록 직설적이었다"고 전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 국무부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아 31일 미국에 도착했으며, 약 2주간 일정으로 미국에 머물며 각종 회의와 강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는 7일에는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연설하며, 8일엔 9.11테러 5주년을 맞아 유엔 후원 아래 열리는 '문명의 대화' 회의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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