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와 교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과의 '개방요구 목록(Request list)'에서 우리 측에 방송과 기간통신 분야에 대한 외국인투자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다시금 요구했다. 미국 측은 법률서비스 시장의 개방에도 관심을 표했다.
이 개방요구 목록은 양국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협상 때 교환한 서비스·투자 분과의 유보안에서 상대방 국가가 개방유보 대상으로 열거한 분야들 가운데 개방을 요구하는 분야를 제시한 것이다. 한미 FTA 서비스·투자 분과의 개방은 양국이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가 자동적으로 개방되는 네거티브(포괄주의) 방식을 따르게 된다.
27일 <연합뉴스>가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부는 최근 서비스·투자 분과의 개방요구 목록을 교환했다. 또 이 목록과 관련해 양국 정부는 상대방 국가가 유보안에 포함시킨 분야들 가운데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개방유보를 요구한 이유와 근거 등을 물었다.
<연합뉴스>는 "해당 분야의 추가 개방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서로 관심이 높은 분야에 질문 등이 집중돼 사실상 서로의 속마음은 드러났을 것"이라며 "미국은 방송과 기간통신에 대한 외국인투자 제한 완화, 법률서비스 진출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지난달 한미 FTA 2차 협상기간 중 △택배, 법률서비스 등 기타서비스 분야 △가스, 에너지, 전기 등 공공서비스 분야 △안경 유통, 선원 교육서비스 등 법률 개정이 요구되는 분야가 우리 측 유보안에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 제한 49%'도 우리 측 유보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방송 중 적어도 △'지상파 방송에 대한 외국인 소유제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지난 2차 협상에서 한미 양국 정부가 서비스·투자 분과 중 금융 분야에 대해서는 3차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했던 만큼 이번 개방요구 목록에서 금융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관심 표명'은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보내온 리스트(개방요구 목록)를 분석 중이고 분석이 끝난 뒤에는 내용을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개방요구는 3차 협상 때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3차 협상은 다음달 6일부터 나흘 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이번 협상에서 상품 분과, 농산물 분과, 섬유 분과 등 3개 상품무역 분과의 양허안과 서비스·투자 분과의 유보안 및 개방요구 목록을 바탕으로 개방의 대상과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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