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잘 되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릴 경우 유럽연합(EU)과 먼저 협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3일 저녁 서울 시내 모 음식점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협상종료 시한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의 종료시한이 내년 6월이지만 우리 협상단이 그 시한에 맞추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며 협상이 잘 안 되면 연장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중단된 상태여서 미국도 필요할 경우 TPA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 간 협상에 이견이 많고 시간이 걸린다면 현재 예비협상이 진행 중인 EU와의 협상 및 미국과의 협상을 병행할 수도 있으며, 조건이 맞을 경우 EU와 협상을 먼저 타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그렇다고 미국과의 협상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미국은 세계 최대의 수출시장이어서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만큼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협상을 먼저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EU 간 FTA 협상은 현재 예비협상 단계이며, 정부는 다음달에 EU와 2차 예비협상을 열고 공식적인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EU와의 예비협상이 잘 진행돼 본협상을 시작하기로 양측이 합의하고 EU 내부 국가들의 의견 정리절차가 순조롭게 끝날 경우 이르면 내년 초부터 EU와의 본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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