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실험에 대응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현안 중 하나인 개성공단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동수 재정경제부 2차관은 5일 긴급브리핑을 갖고 "개인적으로 개성공단 문제는 양국 정부나 의회에서 정치적 결단으로 결정될 문제로 귀결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개성공단 문제가 북미관계 경색에 따라 한미 FTA의 공식적인 협상으로 타결될 수 있는 단계를 지나 한미 정상회담 등 다른 채널을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 FTA 협상을 통해 개성공단에서 제조된 물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에 대해 의제로 삼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 때문에 정부가 개성공단을 한미 FTA 협상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동안 서울에서 열릴 한미 FTA 2차 본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한국산 인정 문제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거론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동수 차관은 또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1998년 사태를 감안할 때 외환시장에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일시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사태가 심각하게 발전되거나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불안심리가 팽배할 경우 필요한 수단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변수에 영향을 미칠 외평채 가산금리나 주요국 환율 등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로 하여금 비상관리체제로 시장을 면밀하게 점검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염려할 부분은 신용평가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그동안 북한사태가 진정되는 것을 감안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그 영향에 대해서 내용을 파악하고 신용평가사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 신용등급 담당 헤드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할 것이지만 앞으로 2~3일 동안 국제사회의 대응과 이에 대한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피치는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한) 부정적인 뉴스를 이미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조금 더 심각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북핵 문제와는 분리된 것"이라면서 "북한 (핵) 위험이 억제되는 한 한국의 'A3' 신용등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위협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번 무디스 부사장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과 북한 위험이 신용등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는 지난 4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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