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졸속 체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학회 회장이기도 한 정 총장은 26일 <한겨레>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에서 미국의 위치가 미미하다면 해볼 수도 있지만, 현재 한미 경제관계가 깊은 관계인데 두 경제를 섣불리 합치는 건 위험해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총장은 "경제규모가 20배에 가까운 미국 경제와 합쳐졌을 때 현재로선 미국이 더 큰 득을 볼 가능성이 많고, 한국은 득이 아니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면서 "두 시장의 통합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연구결과도 없는데 정부가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무역이 좋다는 건 경제원론 책 어디에든 있지만 책 뒤에 가면 문제점도 있는데 (시장 통합을 서두르는 건) 책을 마지막까지 안 읽어 보고 쉽게 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자유주의는 극단적인 자유방임을 신조로 하는 영미의 이데올로기이며 강자 독식의 사회적 다윈주의"라고 규정한 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추종하는 참여정부가 소득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사전에는 분배정책이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서울대 법인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대학 자체 보고서가 몇 달 간의 집중작업 끝에 완성됐다고 밝히고 "(서울대가 법인화되면) 말하자면 사립대가 되는 것이고 하나의 커다란 기업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서울대가 독자 법인으로 바뀌면 의사결정 구조가 △총장 △대학 이사회 △교수 대의회로 나뉘고, 기존의 일반회계, 기성회계, 연구비회계 등 3개 회계가 통합되며, 교수와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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