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국가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실상 현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는 사회 안전망 확보에 소홀한 점도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21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난해 GDP 대비 정부 부채가 33.3%로 급증했다"고 지적하며 "보증 채무, 공기업 부채 등이 국가 부채에서 빠졌는데, 국제기준을 내세워 이런 것(정부 부채)만 나랏빚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공기업 부채 중 정부 대행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런 것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떻게 빚을 줄여나갈지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미래의 국가 빚이 될 수 있는 것은 유형별로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에게 주문했다.
박 전 대표의 주장은 '원론'에서 그쳤지만, 이를 확장시키면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우려를 함께 표명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공기업 부채'에 대한 관리 소홀을 지적한 부분은 4대강 사업 비용에서 8조 원 이상을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이 사실상 떠맡은 상황과 맞닿아 있다. 박 전 대표가 지적한대로 이는 대표적인 "공기업 부채 중 정부 대행 사업"에 속한다.
박 전 대표는 앞서 기재위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외부의 충격이 있을 때마다 흔들리는 등 취약한데, 외환보유고 안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의 화두는 '국민 화합' 그리고 '복지'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사회 양극화 해결 등 '복지'를 화두로 던졌다. 박 전 대표가 그간 복지 문제에 천착해왔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박 전 대표는 회의에 앞서 "정부는 거시 경제 지표를 들어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지니계수가 증가하는 등 소득 분배 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양극화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며 "이런 추세라면 사회 통합 와해로 인해 막대한 경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국민화합과 성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도 봐야 하는데 경제 위기극복 과정에서 이같은 부분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지'를 국민화합과 관련된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고용 확대와 성장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며 "사회적 서비스 산업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영세 중소기업의 역할을 확장시켜야 하며 원청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여아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비판했고, 올들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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