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회의를 갖고 은행 간 초단기 대출에 붙는 콜금리의 목표치를 연 4.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와 함께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은행에 콜금리보다 다소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자해주는 유동성조절대출의 금리를 연 4.00%로, 은행별로 대출한도를 설정하는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도 연 2.50%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앞서 금통위는 콜금리를 지난해 10월과 12월 및 올해 2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뒤 4개월 간 4.00%를 유지해 왔다.
이날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물가불안 조짐과 한미 간 금리격차 확대에 대응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과, 경상수지 악화와 경기 하강 조짐을 고려해 기존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렸다.
따라서 콜금리를 인상한 이날 결정은 금통위가 경기 부양이나 수출기업 지원보다는 물가불안과 한미 간 금리격차 확대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불안해질 우려가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금통위에서 우세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금통위는 최근 미국 통화당국이 잇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이에 따른 한미 간 금리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말에 정책금리를 또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만약 이날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했다면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 목표치의 격차가 1.2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적정한도로 알려진 1%포인트를 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한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런 이유에서 금통위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기 전에 콜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인플레이션 심화 조짐이 아직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이 물가안정 효과보다는 경기냉각 효과만 낼 것이라는 비판도 경제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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