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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CEO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에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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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CEO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에 지명

월가의 논리, 미국 경제정책의 전면에 부각될 전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 사의를 표명한 존 스노 재무장관의 후임에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 회장(60)을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폴슨 지명자는 지난 1998년부터 8년 간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온 금융 전문가다.
  
  '행크 폴슨'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헨리 폴슨 지명자는 이미 지난 2월 이전부터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입각 권유를 받았으나 그동안 고사하다가 최근에야 지명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부시 행정부의 대내외 경제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재무부 장관의 주도권을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결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세금, 사회보장, 환율 등과 관련된 주요 경제정책을 백악관 주도로 추진해 왔고, 이로 인해 재무부의 역할이 예전보다 위축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폴슨 지명자는 자신이 경제정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재무부 장관으로 입각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백악관으로 폴슨을 비밀리에 불러 만난 자리에서 "재무부 장관에게 전통적으로 부여돼 온 권한의 비중과 영향력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폴슨은 바로 그 다음날인 21일 마침내 재무장관 지명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런 지명 과정에 비추어 보면, 전문 금융인인 폴슨 지명자가 의회의 인준을 받아 정식으로 재무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미국의 대내외 경제정책이 정치외교적 성격을 다소 벗어내고 경제논리에 보다 가까운 쪽으로 바뀌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동안 폴슨의 활동무대였던 월스트리트의 관점과 논리가 미국 경제정책의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정책 운영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폴슨이 금융 전문가답게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언행은 삼가면서도 재무부의 정책의지가 보다 확실하게 시장에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월스트리트의 금융계와 막후 협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폴슨은 골드만삭스의 CEO로서 최근까지 중국을 상대로 한 골드만삭스의 사업을 확대해 오면서 적지 않은 실적을 거둔 바 있는 중국통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최근 미중 간에 최대 현안이 돼있는 중국 위안화 환율의 조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폴슨은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달러화의 약세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가 재무장관으로 취임하더라도 달러화 약세 기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폴슨은 엔론의 부정회계 사건이 불거졌을 때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기업의 개혁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등 금융인의 관점에서 주주 및 시장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책임성을 중요시하는 태도를 보여 왔으며, 환경보호 단체인 '네이처 컨서번시'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등 환경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금융인으로 일하면서 나름대로 환경보호 활동도 병행해 왔다.
  
  이번에 부시 대통령이 폴슨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부시가 집권 2기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백악관과 행정부 관료진의 재구성을 추진해 온 움직임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부시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신이 텍사스에서 기업인이자 정치인으로 일하면서 가까운 관계를 맺은 옛 친구들 중심으로 백악관과 행정부 관료진을 임명해 왔으며, 이런 방식에서 벗어난 인사로는 한 달 전에 뉴스전문 채널인 폭스뉴스의 토니 스노 앵커를 백악관 대변인에 임명한 것에 이어 이번에 폴슨의 재무장관 지명이 두 번째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당시 CEO였던 로버트 루빈을 재무장관으로 입각시킨 데 이어 이번에 다시 현직 CEO인 폴슨을 부시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들여보내게 되어 미국 정계 및 관계에 더욱 굳건한 인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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