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에 대한 삼성그룹 측의 평가가 '고무줄 잣대' 논란을 빚고 있다.
"에버랜드 주식 한 주의 가치는 70만원"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헌납액 8000억 원에 지난해 말 사망한 이건희 회장의 막내 딸 윤형 씨의 유산(22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포함시키는 과정에서 에버랜드 주식 한 주의 가치를 70만원으로 평가했다.
지난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125만4000여 주가 이 회장의 4자녀에게 발행되었을 때 삼성측은 주당 7700원으로 평가했다. 10년만에 90배 가량 평가액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액은 초우량주인 삼성전자가 23일 현재 63만 원이라는 점에서 비상장사인 에버랜드 주식을 평가한 근거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23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에버랜드 주식의 가치평가는 상속증여세법에 따른 순자산가치와 에버랜드가 그룹 경영권의 상위기업이라는 점, 발행주식 수가 삼성전자에 비해 매우 적다는 점 등을 모두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발행됐을 당시 삼성전자의 주식 가격도 주당 2만~3만 원에 불과했다"면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에버랜드가 적자였고, 배당도 없는 비상장사인데도 참여연대가 주장하듯 시장평가액이 8만 원이었다면, 흑자로 경영성과가 좋은 지금의 에버랜드의 주식 가치가치가 70만 원이라고 해서 이상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버랜드의 전환사채가 헐값에 발행됐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법적인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사회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윤형씨 제외)의 부당이득금으로 1300억원을 헌납한 것도 에버랜드 등의 계열사 주식의 헐값 발행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인수해 얻은 부당이득의 경우 8만 원과 발행 당시 가격인 7700원의 차액만 반영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 "헐값 발행했어도 높아진 주식가치는 부당이득 아니다"
현재 에버랜드 주식이 주당 70만 원의 가치를 지녔다면 에버랜드로 거둔 부당이득금은 70만원과 7700원의 차액을 반영해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를 적용하면 이 회장 자녀들이 거둔 부당이득금은 에버랜드 전환사채만으로도 8700억 원(69만2300원 * 125만4000주)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헐값 발행이라고 하더라도 부당하게 이 회장 자녀들에게 발행한 것은 아니다"면서 "헐값으로 전환사채를 인수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주식가치가 오른 것까지 부당이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에는 액면가 5000원 이상이면 헐값으로 발행해도 전환사채 발행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었다"면서 "시민단체와 검찰에서는 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실권해 이 회장 자녀들에게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발행됐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그룹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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