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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험관 아기 탄생 후 20여 년 만에 '배아 현황'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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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험관 아기 탄생 후 20여 년 만에 '배아 현황' 집계"

냉동 배아 9만여 개…제3자 난ㆍ정자 이용도 1000건

2005년 12월 31일 현재 전국의 배아생성의료기관(불임클리닉)에서 냉동 보관 중인 배아는 모두 9만3921개로 집계됐다. 또 배우자가 아닌 사람의 정자와 난자를 사용해 이뤄졌다고 보고된 인공 수정도 1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시험관 아기 탄생 후 20여 년 만에 배아 현황 집계 발표
  
  보건복지부는 21일 이 같은 2005년도 배아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복지부가 지난 19일 공개한 '2005년도 배아 보관 및 제공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에 따라 배아생성의료기관과 배아연구기관은 보유한 배아의 현황을 매년 2월까지 복지부에 보고해야 한다.
  
  이번 발표는 1985년 첫 시험관 아기가 태어난 후 무려 20여 년 만에 정부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 집계된 결과다. 그 동안 불임 시술에 사용하고 남은 냉동 배아는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일선 불임클리닉이 보관하고 있는 냉동 배아가 수십만 개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또 이 과정에서 보관된 냉동 배아가 허가도 받지 않고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돼 냉동 배아에 대한 관리·감독의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됐다. 현재 생명윤리법은 연구용으로 쓰이는 배아는 동의권자의 동의를 얻은, 임신 목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잔여 배아로 한정하고 있다.
  
배아(Embryo) : 정자와 난자가 만나 형성된 수정란이 세포 분열을 시작한 직후부터 태아가 되기 전까지의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배아의 지위를 놓고 첨예한 사회적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원시선(Primitive Streak)이 생기는 14일이 안된 초기 배아는 인간 개체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세포 덩어리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에서는 수정란이 형성된 직후부터 태아에 준해서 존중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체로 과학계의 주장을 좇아 왔으나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윤리적 측면이 강화되면서 배아의 지위를 놓고 또 한 차례 사회적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 122개 불임클리닉에 보관 중 냉동 배아 9만3921개
  
  이번 복지부 집계 결과를 보면 현재 복지부가 지정한 전국 122개 배아생성의료기관에서 보관 중인 배아는 모두 9만3921개이다. 이 가운데 7만3700개는 2005년 이전에 생성돼 냉동 보관해 온 것이며, 2005년에 불임 시술에 쓰이고 남은 2만221개가 추가로 냉동 보관됐다.
  
  또 22개 배아생성의료기관에서 337명 3897개의 난자를, 또 64개 기관에서 5544명분의 정자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개 기관은 23명의 난소 조직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2005년 추가로 냉동 보관된 2만221개에 대해서는 생명윤리법 시행규칙 제12조에 따라 법이 정한 보존 기간 5년 동안 관리번호를 부여해 계속 관리할 예정"이라며 "법 시행 전에 생성돼 보존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고, 세월이 흘러 동의권자를 찾기도 어려운 배아들은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외 제3자 난·정자 이용 총 971건
  
  복지부는 체외수정시술(IVF·시험관 아기), 자궁내정자주입술(IUI) 등 불임 시술 현황도 집계해 발표했다. 2005년 실시된 체외수정시술은 총 2만1154건이었으며 1000건 이상 시술한 5개 기관이 전체 절반에 가까운 46.8%(9891건)를 차지했다.
  
  한편 체외수정시술 중 420건, 자궁내정자주입술 중 551건이 배우자 아닌 사람의 난자 또는 정자를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런 현황은 의료기관에서 자체 보고한 것이어서 실제로 배우자 이외의 난·정자를 사용한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배우자 이외의 난자, 정자를 이용해서라도 임신이 절박한 불임부부를 대상으로 한 난자·정자의 음성적인 매매 시장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2005년 11월 난자 매매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복지부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난자, 정자의 채취, 기증 등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난자, 정자를 이용·기증함에 있어서 적절한 관리 기준을 마련해 불법적인 유상 거래 가능성을 차단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체세포복제 배아연구 근본적인 재검토
  
  한편 2005년 등록된 44개의 배아연구기관 중 2개 기관에서 292개의 냉동배아를 연구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5년 1년 동안 승인된 배아연구 계획 34건 중 직접 냉동배아를 이용한 연구는 2건(5.9%)에 불과했고, 나머지 32건은 이미 확립된 (수정란)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불임 관련 연구였다.
  
  2005년 12월 31일 현재 배아 줄기세포를 직접 생성해 동결 보관 중인 기관은 4곳이며, 생성된 배아 줄기세포는 총 49개로 확인됐다. 이 중 8개는 2005년도에 새롭게 신규 생성된 배아 줄기세포이다. 복지부는 "직접 배아를 다루지 않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여타 배아 연구와는 다른 윤리·안전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우석 씨의 체세포복제 배아연구에 대해서 복지부는 "황 교수팀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체세포복제 배아연구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에 지난 2월 2일 회의에서 심의가 보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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