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26년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700달러를 돌파했다. 잠시 내림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도 다시 배럴당 70달러 위로 올라섰다.
금값 온스당 701.50달러…서부 텍사스산 원유 배럴당 70.69달러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은, 구리 등 금속 가격과 서부 텍사스산 원유, 휘발유 등 유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1.60달러(3.2%) 급등한 온스당 701.5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198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7월 인도분 은 선물가격도 5.1% 상승한 온스당 14.465달러로 2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7월 인도분 구리 선물가격도 2.7% 상승한 파운드당 3.59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도 전일 대비 92센트(1.3%) 높은 배럴당 70.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6월 인도분 휘발유 선물가격도 4.3센트 오른 갤런당 2.0466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핵 위기, 고유가 지속 전망, 달러화 약세 기조
이렇게 1차산품의 가격 상승을 유발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무엇보다도 전날인 8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화해의 서한에 백악관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 이같은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또 이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2010년까지 최소 5년간 현재의 고유가가 유지될 것"이며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석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런 가격 상승에 불을 붙였다.
한편 전세계적인 유동성 과잉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데에다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 1차산품 가격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8일 엔/달러 환율은 8개월 만에 최저치인 111엔 선을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930원 선 아래로 떨어지며 8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달러화의 가치는 9일 미세한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는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미국은 오는 10일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달러화 약세 기조가 수그러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9일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그 동안 표방해 온 강(强)달러 정책을 버리고 아예 약(弱)달러 정책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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