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이 급속히 파괴되는 시점에,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첫 농림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새만금 사업 취소 못한 게 천추의 한"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사업 취소 못한 게 천추의 한"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2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8년 취임했을 때 갯벌 보전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었다"며 "하지만 현직 장관으로서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아무런 절차 없이 백지화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성훈 총장은 "새만금 간척 사업의 타당성을 재평가하는 민관 공동 조사단이 1999년 5월부터 2000년 6월까지 1년 동안 재평가했지만 사업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당시 우리 시민·환경단체들은 실력이나 적극성 모든 면에서 정부 측 조사단에게 밀렸다"고 회고했다.
김성훈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농업기반공사(現 한국농촌공사)를 통해 네덜란드, 독일, 일본의 간척지 사례를 조사한 결과 네덜란드, 독일에서는 내부 제방의 일부를 튼 사례까지 있었다"며 "(새만금 사업을 취소 못한 것은) 지금도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고 후회했다.
김성훈 총장은 1998년 3월 3일부터 2000년 8월 7일까지 만 2년5개월 동안 농림부 장관직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김 총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새만금 간척 사업에 반대했었더라면 이 사업을 '백지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얀 소복 입은 새만금 갯벌
이렇게 뒤늦은 후회와는 무관하게 새만금 갯벌은 마른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일 전라북도 군산시 회현면 증석리 인근 갯벌 사진을 공개했다. 만경강 하구에 인접해 있는 이 갯벌은 방조제가 2.7㎞ 열려 있을 때는 하루 중 짧은 시간 동안 해수가 들어왔으나,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완료된 뒤 마른 땅으로 변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갯벌에서 숱하게 발견됐던 농게, 칠게는 다 모습을 감췄다"며 "갯벌 생태계가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소금기가 올라온 마른 땅은 마치 갯벌이 하얀 소복을 입은 듯하다"며 "생명을 잃은 수많은 갯벌 생물을 애도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