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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편법증여에 국세청 세무조사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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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편법증여에 국세청 세무조사 '정조준'

현대차, 현대백화점, 신세계, 파라다이스 등 '곤혹'

현대기아차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국세청도 비상장 주식을 이용한 재계의 편법 상속증여에 대해 잇따라 세무조사의 칼날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세청, 정의선 씨 편법증여 의혹 관련 세무조사 검토**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국세청은 검찰수사 종료를 기다리며, 세무조사와 관련된 법률 검토 등을 이미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비상장기업이었던 글로비스의 주식을 지난 2001년 60억 원에 인수하고 지난해 말 이 기업을 상장시켜 단숨에 5000억 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올렸으나 '편법증여' 의혹을 받자 지난 19일 이 주식들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씨가 막대한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과정이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사실상의 증여'라는 논란에 따라 증여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제기돼 왔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지난 7일 국회 재경위에서 글로비스 편법증여 의혹과 관련된 과세문제에 대해 "상법개정 등이 없어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백화점도 세무조사로 논란**

국세청은 이미 '범(凡) 현대가'에 속하는 현대백화점 그룹의 편법증여에 대해서는 지난달 20일부터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00년부터 2세가 보유한 지분 내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편법 증여' 의혹을 받아왔다.

국세청은 우선 그룹 계열사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을 운영하는 한무쇼핑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 형식으로 지난 2004년 말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이 장남 정지선 부회장에게 증여한 한무쇼핑 지분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

한무쇼핑의 대주주인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씨로부터 한무쇼핑의 주식 32만 주를 주당 22만3000원, 총713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 거래로 정지선 씨는 정 회장으로부터 한무쇼핑 주식을 증여받을 때 부과된 증여세 300억 원을 납부하고도 413억 원의 자금을 남기게 됐다.

이때문에 주당 22만3000원이라는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크게 높은 것일 뿐 아니라 정지선 씨가 한무쇼핑의 지분을 처분했어도 대주주로 있는 현대백화점의 한무쇼핑 지분이 늘어나 경영권에게 지장이 없는 '꿩 먹고 알먹기' 식 거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세무조사일 뿐 편법증여 의혹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파라다이스 그룹, 정기 세무조사한 지 1년도 안 돼 특별세무조사**

카지노 및 호텔 운영업체인 파라다이스 그룹도 지난 19일부터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실시되면서 지난해 회장에 취임한 아들 전필립 회장 등 유족들이 받은 증여상속 재산과 관련된 탈세 때문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낙원 전 회장이 지난 2004년 사망하면서 유족들은 지난해 5월 국세청에 436억 원의 상속세를 신고했으나, 예상보다 너무 적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해 1년도 안 돼 국세청이 본사와 계열사들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이기 때문에 법인이 아니라 대주주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세청은 현재 파라다이스 그룹 본사와 부산호텔 등 일부 계열사로부터 회계 관련 서류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재벌2세에 대한 편법증여 의혹으로 참여연대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신세계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지난 2월부터 실시돼 최근 종료됐다. 검찰도 20일 신세계가 참여연대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자 이 사건에 대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기업이 시민단체를 고발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의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 편법 증여 의혹, 기업-시민단체 쌍방 고소 사건으로 비화**

참여연대는 "신세계가 지난 1998년 4월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사장이 저가에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주식가격을 산정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해 42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당시 외환위기 상황에서 대주주가 사재를 털어 부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증자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의 '사재 출연'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처분권을 유지해 잘 되면 대박이 되는 거래는 투자이지 출연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신세계로부터 고발당한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사재출연이라는 신세계 측 주장이 맞으려면 신세계가 당시 25억 원도 못낼 만큼 자금여력이 없었다는 점과 광주신세계가 부실기업이라는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신세계는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90억 원어치나 매입했으며, 광주신세계는 주당 3만3000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개업 이래 한 번도 영업손실이 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소장은 "이처럼 수익 창출이 눈에 보이는 100% 자회사를 총수 일가의 대주주에게 별도 법인으로 넘겨준 것은 명백히 회사의 이익을 대주주에 넘겨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소장은 "유상증자 당시 광주신세계가 부실기업이었다고 신세계 측이 주장하는 근거는 1995년 광주신세계 개업비 47억 원을 바로 그 해에 한꺼번에 감가상각 처리를 해버렸기 때문"이라면서 "자본금 5억 원인 회사에서 이같은 회계처리로 당연히 자본잠식을 초래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잠식이 됐어도 자산 600억 원에 달하는 광주신세계의 주식은 주당 5000원으로 83%의 지분이 단돈 25억 원에 정용진 씨에게 넘어갔으며, 현재 광주신세계는 주당 15만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번 사례는 두산그룹과 비교되고 있다. 지난 1999년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사재 출연'으로 두산산업개발의 지분을 인수했으나, 회사가 자금대출을 알선해주고 이자도 대납하는 등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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