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기업이 되어 그동안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아 온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에 대해 국내외에서 모두 19개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20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국내에서 4개사, 해외에서 15개사 등 모두 19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인수의향서 접수 건수는 채권단의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국내 전자업계 3위인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한 국내외 전자업체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회사들 가운데 국내 기업보다 해외 기업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해외의 전자업체들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한국의 전자산업에 진출하는 데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워크아웃 중임에도 지난해 매출액 2조1573억 원, 순이익 939억 원을 달성했고, 자산 규모는 1조6549억 원에 이른다. 한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는 "자산규모에 비해 앞으로의 매출액과 순이익 창출 전망이 좋은 편이라는 점이 매물로서 강점으로 비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의향서 접수 마지막 날이었던 이날 오전까지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가 전혀 없었으나 오후 들어, 특히 마감이 임박해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려는 업체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뜻을 가진 업체들 사이에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여졌음을 의미한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 관심을 가진 업체로는 그동안 중국의 하이얼, 인도의 비디오콘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미국의 전자업체, 투자회사 등이 두루 거론돼 왔으나, 이날 실제로 어떤 업체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비밀유지 약정 때문에 어떤 업체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자산관리공사 등 23개 기관으로 구성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채권단 운영협의회는 지난해 11월 'ABN암로-삼일회계법인-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을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 주간사 회사로 내세워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작업을 개시했다. 채권단은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해 6300억 원의 대출채권과 함께 출자전환된 지분 97.5%(1억6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접수된 인수의향서들을 앞으로 일주일 간 검토한 뒤 '예비실사' 대상이 될 '인수적격자'들을 선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어 인수적격자들에 대한 예비실사와 인수제안서 접수를 거쳐 오는 6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우선협상대상자에 대한 정밀실사를 거쳐 9~10월 중에는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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