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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 "대안 없이 출총제 폐지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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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 "대안 없이 출총제 폐지 안 한다"

권오승 "재벌 순환출자 구조, 반드시 해소해야"

재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조속히 폐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출총제의 연내 또는 내년초 폐지는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장 "대안 없이 출총제부터 폐지할 수 없어"**

취임 후 첫 정례 브리핑에 나선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올해 연말이나 내년 4월에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개편안이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출총제에 대한 여러 비판도 있고 해서 개편안을 마련해 시행시기를 앞당겨 보려는 생각도 했지만, 대안이 확실히 마련돼야 일정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법안이 만들어져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정상적인 시행시기는 2008년 4월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권 위원장은 출총제의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출총제의 폐지 시기는 계속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출총제는 우리나라 재벌의 순환출자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면서 "출총제가 엉성한 면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출총제가 도입된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안도 없이 폐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권 위원장은 최근 출총제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일본의 대기업 규제 제도에 대해 "일본의 제도도 중요한 대안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기업집단과 우리 기업집단은 다르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한국 재벌은 총수가 있고, 일본 재벌은 총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서구 경제학자들과 재벌에 관해 문답을 나눈 일화를 소개했다.

권 위원장은 "일본 재벌과 한국 재벌을 도저히 구별할 수 없다는 외국 경제학자에게 '일본 재벌은 글자 그대로 재벌이고, 한국 재벌은 피(혈연)를 더해야 한다'고 말해줬다"면서 "한국 재벌은 총수가 있고, 일본은 총수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총수가 없는 일본 사례가 참고는 되겠지만 우리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출총제 폐지를 요구하는 쪽에서는 사전규제는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에 공정위는 재벌 규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얘기를 재계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재벌, 기업집단의 특수성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는 "대기업집단 문제가 경영 불투명성, 경영 왜곡, 비합리적 경영 등의 문제라면 재벌 규제를 공정위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재벌의 문제는 계열사가 참여하는 개별시장에서 경쟁시장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로 경쟁시장 작동 못해"**

권 위원장은 "경쟁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순환출자로 이어진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공정위가 재벌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내부의 자율적 규제장치, 이사회, 사외이사제 등으로 순환출자, 독과점 폐해를 감시할 수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소유지배구조 괴리가 심한 나라에서 소유지배구조를 문제삼지 않고 투명경영 등 기업지배구조만 해결하자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권 위원장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외이사, 외부 견제시스템 같은 것만 가지고 재벌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치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소유지배 괴리도가 높고 내부 견제시스템 작동 수준도 2005년 기준으로 41점 정도로 기본 수준이라고 할 60점에도 못미친다"면서 "외부 견제시스템의 경우는 제도 수준 자체는 2005년 기준으로 95점이나 되지만 작동수준은 43점 밖에 안된다"고 밝혔다.

***"출총제 대안 마련되기 전까지는 재벌 총수들과 만날 계획 없어"**

이에 따라 권 위원장은 순환출자에 의한 재벌들의 '환상형 소유지배구조'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환상형 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며 찾고 있으며, 미국의 적극적인 공시 제도, 영국의 제도 등도 열심히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벌 총수들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출총제 대안이 마련되면 설득을 위해 만날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런 계획이 없다"면서 재계와 거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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