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전쟁을 기념하는 국가사적지(제387호)인 충남 공주의 '우금치' 사적지의 명칭을 바로 잡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6일 사단법인 동학농민전쟁 우금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동학농민전쟁의 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공주 '우금치 사적지'의 명칭을 '우금티 사적지'로 변경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 열린 우금티기념사업회 총회에서 명칭변경 안을 만장일치로 결의했으며 명칭 변경을 위해 관련 고고학자의 자문과 문헌자료, 주민 증언 등을 수집하기로 했다.
'우금치'는 충남 공주에서 부여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고개의 이름으로, 1894년 동학 농민혁명 때 농민군과 관군 사이에 최대의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 고개에는 1973년 동학군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탑이 세워지고 매년 추모예술제가 열리고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 이 고개가 국가사적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적지 이름이 '우금티'라는 순수 우리말 대신 일제에 의해 한자식으로 고쳐진 이름인 '우금치'로 돼 있는 것은 문제이니, 이 사적지의 역사성을 감안해 정식 이름을 우금티로 바로잡자는 것이다. 또 이런 움직임은 주민들 사이에서 이 고개가 '우금티' 또는 '우금치'로 불리는 데 따르는 혼란도 없애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원래 고개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은 '티'나 '재'인데 한자에는 '티'를 적을 수 있는 글자가 없어 새로 만든 글자가 바로 '치(峙)'이며, 일제가 측량을 거쳐 지도를 제작하면서 모든 지명을 한자로 표기할 때 우금티도 우금치로 바뀌었다.
우금티기념사업회 조동길 이사장(공주대 국어교육과 교수)은 "기념사업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이 고개 이름을 우금티라고 부르고 있다"며 "우금치라고 해서 어학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명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살려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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