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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못 자면서 평생 눈 감고 있어야 한다면…"

[화제의 책]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생명〉을 찾아서

***인더스강돌고래**

영원히 잠을 잘 수 없으면서도 눈을 계속 감고 있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길이 130㎞에 달하는 인더스 강에서만 사는 인더스강돌고래는 이 천형을 짊어지고 오늘도 빠른 물살을 헤엄치고 있다. 이 돌고래의 긴 불면증의 원인은 인더스 강의 빠른 물살이다.

자칫 잠을 자다가는 날카로운 바위에 부딪히거나 떠내려 오는 통나무들에 끼여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돌고래의 눈은 피부로 덮여 찾아볼 수 없다. 강물이 아주 탁하기 때문에 눈은 밤과 낮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만 기능을 하고 퇴화됐다.

하지만 이 돌고래는 멀지 않은 시간에 영원히 잠들어야 할지 모른다. 인더스 강에 댐과 수문이 계속 건설되면서 이 돌고래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 중 하나가 됐으며, 수십 년 내에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더스강돌고래〉

***이 '경이로운 동물'의 묘비명을 새기려는가?**

이 인더스강돌고래의 사연은 최근 나온 〈경이로운 생명〉(이한음 옮김, 지호 펴냄)에서 볼 수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전 세계에 존재하는 가장 '경이로운 동물' 97종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동물들은 기나긴 진화의 여정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자칫 이 아름다움은 동물학자 팀 플레너리의 꼼꼼한 설명과 예술가 피터 샤우텐의 당장 지면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그림이 결합되면서 길이길이 기념되게 됐다.

다만 이 책에 실린 상당수 동물은 멸종 직전에 놓여 있다. 자칫 〈경이로운 생명〉이 바로 이 동물들의 묘비명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물론 그 멸종의 원인은 대부분 아니 100%, 또 다른 진화의 산물인 우리 인간이 제공하고 있다. 하찮은 동물이 멸종하는 게 뭐가 대수냐고? 플레너리와 샤우텐이 지난 500년간 지구상에서 사라진 멸종 동물들을 생생히 복원한 또다른 책 〈자연의 빈자리〉(이한음 옮김, 지호 펴냄, 2003)를 펴보자. 그들의 운명이 바로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경이로운 생명〉은 △수직으로 본 세계 △이동 전문가들 △먹이와 섭식 △형태를 바꾸는 동물들 △특이한 서식지에 사는 동물들 △얕고 깊은 바다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나눠 '아!' 하는 탄식 없이는 볼 수 없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맛보기로 소개하는 동물은 이 책에 실린 동물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덜 매력적인 것들이다. 플레너리는 책 서두에 "여기 실린 동물들 중 하나는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며 찾아 볼 것도 제안하고 있다.

***물까치라켓벌새**

세상에서 꼬리 깃털이 땍 네 개인 새는 이 종뿐이다. 꼬리 깃털 중 두 개는 끝이 화려한 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수컷은 가끔 그 부채 하나를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그러면 부채 끝이 현란한 무지개 색으로 반짝거린다. 암컷은 그 화려한 색채의 유혹에 저항할 수 없다.

〈물까치라켓벌새〉

***빨강부치**

1902년 하와이 제도 인근 수심 400m에서 끌어올린 그물에 들어 있었던 빨강부치는 몸길이가 5㎝밖에 안 됐다. 이 물고기는 다리처럼 생긴 네 개의 지느러미로 걸을 수 있고, 또 양편의 아가미 구멍에서 물을 뿜어 움직일 수도 있다. 빨강부치는 바다 밑바닥을 걸어 다니는 쪽을 선호한다. 이 걸어다니는 물고기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사실 아주 제한적이다.

〈빨강부치〉

***흰우아카리**

흰우아카리의 얼굴은 대단히 새빨갛고 귀는 인간의 귀처럼 생겼다. 브라질 북동부에 사는 이 동물을 지역 주민들은 '영국인'이라고 부른다. 계절에 따라 침수가 일어나는 숲에서 살면서도 물을 싫어해, 등의 털은 빗물을 차단하는 긴 망토 역할을 한다. 이 조용하고 점잖은 영국 신사 같은 원숭이는 나무 위를 걸어 다니면서 과일, 열매를 찾아 먹는다.

〈흰우아카리〉

***애기벌새**

이 벌새는 몸무게가 2g이 채 안 된다. 30마리가 모여야 달걀 하나의 무게쯤 된다. 새 중에서 가장 작으며 코바에서 산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될 듯하다. 인간이 태어난 지 18년이 지나야 성인 취급을 받는 것과는 달리 이 새는 18일째가 되면 스스로 날아서 둥지를 영원히 떠난다.

〈애기벌새〉

***깃털숲살무사**

동아프리카에 사는 이 뱀에는 깃털이 달려 있다. 몸길이는 40㎝ 정도로 작고 독도 사람에게는 거의 해가 없다. 이 뱀에게 깃털이 달린 이유는 먹이를 찾아 매끄러운 갈대와 파피루스를 기어 올라가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깃털숲살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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