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시장경제를 이유로 정부의 역할을 줄이지 말아야 하며, 미국의 보호주의 위협에 대응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통해 내수확대에 나서야 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19~20일 이틀 간 중국 국무원이 후원하고 중국발전연구기금회가 주최하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시장경제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21일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스티글리츠 교수는 "(사회주의 국가로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중국이 (시장경제 도입을 이유로) 정부 역할을 크게 줄이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를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의 보호주의가 가해 오는 위협으로 인해 중국은 성장동력을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해졌으며, 내수를 확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저축을 덜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와 농촌 간, 발전된 지역과 발전되지 못한 지역 간, 부자와 빈자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포함해 '조화'를 강조하는 것이야말로 중국적인 특징을 유지하는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일 것이라면서, 조화로운 사회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능이 올바르게 이해되고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관련해 "중국이 무역흑자로 얻은 외화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되돌려 주고, 미국은 그 돈으로 다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며 "중국은 무역흑자로 얻은 수익을 자국에 투자하고 자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같이 참석한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경제학자는 "지난해 미국이 자국의 정유회사인 유노컬을 중국 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막은 데 이어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자본이 미국 동부 해안의 항만을 인수하는 것을 방해한 것은 미국의 보호주의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라면서 미국의 보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치는 "미국에서 보호주의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고용 없는 성장' 현상으로 인한 미국 중산층의 불안감 증대에 부분적으로 기인하며, 미국의 정치인들은 '남 탓하기'라는 고전적인 정치게임에 나서면서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보호주의 추세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치는 이어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2국 간 경제관계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인데 지금 이 관계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런 중미관계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중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 전체에 대단히 부정적인 충격이 초래되는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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