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4대강 일대를 대규모 준설 작업과 보 건설 등으로 파헤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그간 환경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 사이에서는 "4대강 사업은 수질 개선은커녕, 오히려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생태계를 파괴·교란시키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일어왔다.
▲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발표한 4대강 사업 홍보 책자.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4대강 사업의 홍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발간한 이 책자에는 환경부가 지난 2008년 수행한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 및 평가' 내용이 광범위하게 수록돼 있다.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란 '하천의 서식 생물과 하천 환경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생태학적 건강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환경부는 A(최적)·B(양호)·C(보통)·D(불량) 등의 평가 등급을 나눠 종합 지수를 매겼다.
특히, 이 책자에는 4대강 사업 구간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별도로 파악해 수록했는데, 수생태계 건강성 종합 지수가 '양호 이상(A·B등급)'으로 판정을 받은 곳이 4대강 사업 전체 구간 중 73%였다.
이중 홍희덕 의원실이 보를 건설하는 주요 18개 공구, 31개 지점을 분석한 결과, '양호 이상'의 판정을 받은 곳은 78%에 달했다. 특히, 4대강 사업 전체 구간 중 시가지를 제외한 경우, 양호 이상의 판정을 받은 곳은 더 늘어나 전체의 83.07%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홍희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생명 살리기 사업'이라며 사업 강행 의사를 밝혔지만,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발간한 책자만 봐도 4대강의 수생태계 건강성은 이미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결국 4대강 사업은 수생태계 건강성이 우수한 구간에 보와 준설 공사를 해 강을 파괴하는 '생명 죽이기' 사업임이 명백해졌다"며 "서식 및 수변 환경이 불량한 극히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생태계 복원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MB 연설 일제히 비판…"4대강 사업은 '생명 죽이기' 사업"
한편,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놓고, 환경단체들은 성명을 내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 강행' 의사를 일제히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4대강 사업은 16개의 보를 조성하고 5억7000만 톤의 골재를 준설하는 '생명 죽이기 사업'"이라며 "16개의 보는 하천 생태계를 유속이 거의 없는 호소 생태계로 변화시키고, 준설은 4대강의 생태 하천을 인공 하천으로 바꾸고 말 것"이라고 질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는 온갖 화려한 수사로 4대강 사업이 '친환경적 사업'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그간 4대강에서는 여러 차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발생하고, 강 일대의 탁수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등 수질이 악화됐다"며 "이는 4대강 사업이 '생명 살리기'가 아닌 '생명 죽이기' 사업임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정의는 "내용없는 생색 내기와 국민 무시로 일관한 대국민 연설이었다"고 총평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한다면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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