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결정되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와 사용자 측이 줄다리기를 시작한 가운데 이번에도 학생들이 나섰다. 청소 용역 '아주머니'와 경비 '아저씨'에게 노동의 가치를 찾아주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호소한 것. 이들은 또 최저임금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가한 교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야당과 시민단체 연합인 최저임금연대와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성신여대 정문 앞에서 '딱 천 원만 더!'라는 이름으로 공동 캠페인을 펼쳤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안으로 제시한 5180원은 올해보다 정확히 1070원이 오른 금액이다.
▲ 성신여대 학생들이 청소 '아주머니'와 경비 '아저씨'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찾아주자며 최저임금 인상 운동에 동참했다. ⓒ참여연대 제공 |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이 학교에 재직 중인 박준성 경영학과 교수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캠페인에 참가하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7명은 노동자 측 9명과 사용자 측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되지만 노동계와 사용자 측이 사실상 일대일로 맞서고 있어서 공익위원들이 어느 편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연대와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을 호소하는 500여 장의 유인물을 뿌리고 교내에 현수막을 게재하려 했으나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교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들은 대신 성신여대역 근처에 현수막을 걸었다.
총학생회는 캠페인 이후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수님께 드리는 글'을 받아 박 교수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에도 일방적으로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청소부들 편에 서서 65명 전원의 고용승계를 이끌어낸 바 있다.
성신여대뿐 아니라 재직 교수가 공익위원에 선정된 서울대·전남대·인하대의 학생들 역시 자체적으로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최저임금연대는 경기대·명지대·가톨릭대 등 나머지 학교에서도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어 정태면 최임위 상임위원과 문형남 전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을 제외한 7명의 공익위원에게 학생들의 '로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위원장의 수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영계가 최저임금 동결안을 고수한데 항의해 11일부터 회의장 점거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노동계와 사용자 측이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제자들의 '로비'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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