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에 이어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 연구도 스캔들에 휩싸이고 있다. 돌리를 만들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이언 윌머트 교수가 "돌리를 만들지 않았다"고 고백한 사실이 알려져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11일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윌머트 교수는 10일 에든버러 노동 심판소에서 "나는 양 복제와 관련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실험을 직접 실행하지 않았고, 단지 전체 연구를 감독하는 역할을 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어 "논문의 공동 저자인 노팅험대학 케이스 캠벨 교수가 돌리 탄생에 66% 정도 기여했다"며 자신에게 쏟아진 찬사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언은 에든버러대학 로스린 연구소에서 윌머트 교수와 함께 일했던 인도 출신 프림 싱 박사가 지난해 윌머트 교수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용했고, 인도인이라는 이유로 해고하는 등 인종 차별적 행위를 했다며 제기한 손해 배상 소송 과정 중에 일어났다. 윌머트 교수는 1997년 〈네이처〉에 체세포 핵 이식을 통해 세계 최초로 태어난 복제 동물 돌리 탄생을 다룬 논문을 발표해 전 세계 생명과학계의 거물로 떠올랐었다.
영국 과학계에서는 윌머트 교수의 고백 이후 '돌리를 만든 주인공이 과연 누구인가'를 놓고 돌리 복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윌머트 교수의 증언대로 돌리 논문 이후 로슬린 연구소를 떠난 캠벨 교수에게 공이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했던 로슬린 연구소의 빌 리치 박사는 자신과 또 다른 연구원 카렌 마이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와 마이콕 연구원이 돌리로 성장한 배아를 만들었다"며 자신들이 최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사정과 관련해 〈가디언〉은 '스타 과학자' 한 명만 집중 조명을 받았을 뿐 실질적인 실험을 담당한 수많은 과학자의 기여는 무시했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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