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인도, 멕시코 등 경쟁국들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한국만 흑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국산품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들에 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돼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0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161억900만 달러로 2004년의 197억5500만 달러에 비해 36억4600만 달러(-18.5%) 줄어들었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은 437억7900만 달러로 2004년의 461억6800만 달러보다 23억8900만 달러(-5.17%) 줄어든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76억7천만 달러로 전년의 264억1200만 달러보다 12억5800만 달러(4.76%)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6억2600만 달러로 2004년의 1619억3800만 달러보다 무려 396억8800만 달러(24.5%)나 늘어났으며 일본과 인도, 멕시코, 브라질, 유럽연합(EU) 등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도 일제히 증가했다.
일본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826억8200만 달러로 2004년의 755억6200만 달러보다 71억2천만 달러(9.4%), 유럽연합의 흑자는 1224억2700만 달러로 전년의 1093억3600만 달러보다 130억9100만 달러(12.0%)가 각각 늘었다.
또 인도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108억4900만 달러로 2004년의 94억6300만 달러보다 13억8600만 달러(14.6%), 브라질의 흑자는 90억9100만 달러로 전년의 72억6300만 달러보다 18억2800만 달러(25.1%) 증가했다.
이밖에 멕시코와 캐나다, 중남미 국가 등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 규모도 전년에 비해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 총액은 7258억 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는 2004년의 6176억 달러보다 17.5% 증가한 7258억 달러를 기록해, 4년 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작년 수출은 1조2700억 달러로 5.7%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2조 달러로 12.9%나 늘었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석유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데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섬유류 등 각종 소비재의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중반 이후 미국 기업들이 고임금 문제 해결책으로 공장을 대거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300만 개에 달하는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갔으며, 이들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미국으로 역수입되면서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최대치 경신 행진을 지속함으로써 조지 부시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미국 내 비판론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며, 통상문제와 관련된 의회의 압력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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