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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골드만삭스를 백기사로 삼으려나?

아이칸의 공격 거세져…KT&G, 우호지분 확보 총력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에 대한 경영권 탈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KT&G가 10일 국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관한 자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아이칸 측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아이칸 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KT&G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펀드들의 위임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KT&G 경영권 분쟁은 기존 경영진과 아이칸 측이 본격적인 지분확보 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이칸은 KT&G 측에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를 공개(IPO)하고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라는 등 그동안 계속해온 요구를 더욱 강하게 요구하는 태도를 취하는 동시에 영진약품, YTN, 바이더웨이에 대한 지분 등 KT&G가 소유하고 있는 비핵심 자산들을 매각하라는 요구를 추가로 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KT&G는 이날 "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 및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재무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주가 및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자문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칼 아이칸의 기업인수 전략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는 아이칸이 최근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미디어기업 타임워너에도 경영권 방어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아이칸은 지난 7일 '타임워너 구조조정 계획 보고서'를 발표해 타임워너 측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4대 핵심계열사를 매각하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아이칸이 KT&G 측에 요구하는 내용과 유사하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KT&G가 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문 계약을 맺은 것은 의결권 없는 자사 주식의 일부를 골드만삭스에 매각함으로써 주주총회에서 아이칸 측에 대항할 우호지분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KT&G가 골드만삭스를 이른바 '백기사'로 영입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2005년 12월 현재 KT&G 지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자사주를 지금 골드만삭스에 매각한다 해도 3월 말로 예정된 주총에서 골드만삭스가 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지금 자사주 매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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