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재경차관 "스크린쿼터에도 집단이기주의"

이례적인 영화계 비난…"영화계가 자기 것만 지키려" 주장

권태신 재정경제부 차관이 20일 "집단이기주의가 스크린쿼터에도 있다"며 이례적으로 영화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권 차관은 이날 민간단체인 'CEO네트워크'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찬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민주적인 갈등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새만금, 천성산, 화물노련, 방폐장 등의 문제를 집단이기주의의 사례로 꼽았다. 이어 그는 목소리를 갑자기 높여 "집단이기주의는 스크린쿼터에도 있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국산영화의 점유율이 40%를 넘으면 스크린쿼터를 줄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시장점유율이 59%까지 올라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체 국민은 4800만 명인 데 비해 영화인은 1만∼2만 명이고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이 2800억 달러선인 데 비해 영화수입은 1억 달러 규모라고 통계 비교치까지 제시하고 나서 "자기 것만 안 잃으려고 한다"고 영화계를 거듭 비난했다.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 정부의 고위인사가 스크린쿼터와 관련해 영화계를 공식석상에서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권 차관의 발언은 국내적으로는 공식 절차가 착수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추진의 선결과제 중 쇠고기 문제는 해결됐으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에서는 만족할 만한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차관은 사회갈등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조정하는 것과 함께 시장개방, 시장경쟁 원리의 확산, 인재양성 등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쟁 원리와 관련, "경쟁하려면 평가받아야 하고 대통령도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데 교원평가제는 안 받겠다고 한다"며 교직사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아울러 권 차관은 "선진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거듭 강조한 뒤 "성실 모범납세자에 대해 공항 귀빈실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뿐 아니라 전용 출입국 라인도 만들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그는 의료서비스 시장과 관련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왜 잘 살려고 노력하겠느냐"며 "최소한의 의료보험은 해줘야겠지만 잘 사는 사람은 사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게 재경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