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이 지난 4일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12일째 치료를 거부함에 따라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율 스님이 입원해 있는 동국대 일산병원 측은 16일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지율 스님은 사망을 피할 수 없다"고 밝히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동국대 일산병원 "몸무게 28.3kg, 호흡곤란도"**
동국대 일산병원 김영관 중환자실장은 이날 "지난 9일 지율 스님이 꺼져가는 마지막 빛을 발하고 있다고 비유했었는데, 이런 상황이 그대로 지속되면 사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의식이 없어지거나 치명적인 경색이 나타나게 되면 사망하거나 치료 중에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지난 9일 지율 스님의 몸무게가 29㎏이라고 말했는데, 그 뒤 6일 사이에 0.7㎏이 더 감소해 현재 몸무게는 28.3㎏"이라며 "지율 스님이 아직은 의사표시는 명확히 하고 있지만 혈압과 맥박이 지난주보다 다소 빨라졌고 간혹 호흡곤란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몸의 감각이상이 더 심해지고 있고 물 섭취량과 소변의 양도 점차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천성산 대책위와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의 주선에 의해 언론에 공개된 지율 스님의 모습은 앙상하게 말라 있어, 앞선 네 차례의 단식 때보다 건강상태가 훨씬 더 나쁜 상태가 돼 있음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율 스님은 지난 9일 〈프레시안〉 기자와 만났을 때 "따로 세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지난 겨울의 100일 단식 때보다 (이번 단식을 시작한 뒤) 훨씬 더 많은 날이 지났다"며 "그 당시와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언급했었다.
***시민단체 연석회의 "한 발 더 늦으면 서로가 후회하게 될 것"**
한편 녹색연합, 도롱뇽의 친구들, 불교환경연대, 천성산 대책위, 청년환경센터 등 36개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는 이날 오전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성산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연석회의 참여단체들은 호소문에서 "천성산과 도롱뇽은 그동안 경제발전에만 목매어 삭막해져가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생명평화의 화두"라며 "지율 스님이 4년여 동안 거리에서 절규하고 자신의 생명을 던지면서까지 지키려고 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사회가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율 스님이 단식을 하는 참된 의미를 직시해, 매 순간 괴롭고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스님의 소리 없는 외침에 우리가 어떻게 화답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한 발 더 늦으면 서로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른바 '도롱뇽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 △천성산 문제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천성산 진실센터'의 설립 △지율 스님 본인의 회복 의지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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