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윤리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양삼승 위원장이 황 교수팀과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양 위원장의 자격 시비가 일 전망이다.
***양삼승 위원장 '황우석 대책회의' 참여…사과문 작성도 자문**
KBS 〈뉴스9〉는 3일 밤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에 쓰인 난자 취득 과정의 문제를 MBC 〈PD수첩〉(11월 22일)이 제기한 전후에 황 교수는 측근들과 심야까지 대책회의를 했다"며 "이 자리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양삼승 위원장이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양 위원장이 '황 교수 측에서 〈PD수첩〉 방송 전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가능한지를 문의해 와 변호사로서 관련 회의를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며 "하지만 그는 방송 이후에도 11월 23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대책회의를 할 당시 이 자리에 참석했으며 황 교수의 사퇴 기자회견문 작성에도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양 위원장은 방송 이후 대책회의에 참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사람의 증언은 참석했다는 것. 이것이 사실이라면 황 교수의 윤리 문제를 조사해야 할 기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피조사인의 대책회의에 참여해 자문을 해준 격이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 과정 때도 '지연', '축소' 시도**
한편 양 위원장은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며 조사를 '지연'시키거나 조사 범위를 '축소'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양 위원장은 처음에는 조사 자체를 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는 황 교수에 대한 조사보다는 앞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계속 문제가 불거지고 위원들이 조사를 강력히 주장하자 어쩔 수 없이 조사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긴 했으나 조사 범위를 축소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고 전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노 대통령을 변호한 데 대한 논공행상 과정에서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된 것으로 알려져 처음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지난 1999년 대법원장 비서실장 재직 시절에는 이종기 변호사로부터 명절 떡값을 받았다는 이유로 불명예 퇴진한 경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애초 '윤리'와는 거리가 먼 인사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다른 관계자는 "양 위원장의 '불신임'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양 위원장이 스스로 위원장 직을 사퇴해 마지막 체면을 지키지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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