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삼성의 금산법 저지 로비가 성공했다"

김상조 "경제권력이 제도정치권을 좌지우지한 한해였다"

지난 6월 국회에 상정된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된 것은 '삼성의 성공적인 로비' 탓이라고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한성대 교수)이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CBS 방송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2005년은 경제권력이 제도정치권을 좌지우지한 한해였다"며 "당장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할 목적으로 제기된 금산법이 지금 이 순간에도 처리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삼성의 로비가 성공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금산법 개정안은 재벌그룹 안에서 금융계열사가 비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을 담고 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그룹 지배권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로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시간끌기의 지연전술을 쓰다가 스스로 요구한 공청회조차 무산시키고, 종부세법 논란과 사학법을 빌미로 급산법 연내 통과를 막았다"며 금산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에도 돌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은 이 모든 책임을 한나라당에만 돌릴 수는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법률적 쟁점들이 정리된 이후에도 청와대와 삼성그룹의 눈치 보기에 바빠 당론 결정에 지지부진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