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비공식 각료회의가 소규모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26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내년 1월 27~28일로 예정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가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할 때 이 포럼에 참가한 다른 나라 통상장관들과 함께 WTO의 비공식 소규모 각료회의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늦어도 30일 이전에 소규모 각료회의의 개최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에 따르면 제네바의 외교 소식통들도 WTO 주요국들이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기간에 맞춰 비공식 각료회의의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1월에도 세계경제포럼이 열린 시기에 비공식 WTO 각료회의가 열린 선례가 있어, 내년 1월말에도 회의 개최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다보스 각료회의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과 한국, 브라질, 인도 등 무역 규모가 큰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 대표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맡았다.
타결시한이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아직 세부원칙(modality)을 마련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이달 중순 홍콩에서 열린 공식 각료회의마저 핵심 협상분야에서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하자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이미 내년 초쯤 스위스에서 소규모의 비공식 각료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남반구포커스(Focus on the Global South) 등 국제 비정부기구도 이미 "WTO의 전술이 게릴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들은 홍콩에서 열린 공식 각료회의에서는 형식적인 타결을 통해 DDA 협상의 모멘텀만 유지하고 내년에 비공식 소규모 회의를 잇달아 개최해 실질적인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다보스 각료회의가 성사되면 WTO 주요국들은 DDA 협상의 세부원칙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번 홍콩 각료회의에서 내년 4월말까지 협상의 세부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주요국들은 조속히 세부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회의가 개최되어도 선진국과 개도국 간, 선진국 상호 간, 개도국 상호 간의 입장이 다양하게 엇갈리며 대립하고 있어 각국의 정치적 결단이 없는 한 DDA 협상은 그간의 답보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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