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치기' 진실게임…핵심 김선종 '밤샘조사'

서울대 조사위, 黃-盧-金 '3자대질' 검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진위 논란과 관련해 핵심 증언자로 지목돼온 김선종(34) 연구원이 24일 귀국했다. 김 연구원은 25일 자정쯤부터 25일 오전 6시까지 서울대 내 모처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선종 연구원, '밤샘조사' 받아…"줄기세포 바꿔치기 없었다" 주장**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는 24일 오후 귀국한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을 공항에서 곧바로 데려가 밤새 조사했다.

이날 조사에서 김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의 지시로 줄기세포 사진 2개를 11개로 늘렸으나, 8개의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배양되는 과정을 목격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교수가 제기한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얻을 이득이 없다"며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줄 증인이 있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김선종 연구원 등을 대질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조사위원회는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 노 이사장, 김 연구원 등에 대한 조사에서 "줄기세포가 있다"는 뚜렷한 증거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황 교수가 주장해온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사위원회는 DNA 지문 분석 결과를 빠르면 이번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위원회가 황 교수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결과는 24일 각 위원들에게 통보돼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황우석 교수 조사' 불가피…황 교수, '자작극'으로 판명될 경우 무고죄**

한편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부장 임권수)는 이번주 중에 고소인 조사 차원에서 황우석 교수를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주 조사위원회가 DNA 지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 황 교수에게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황 교수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배경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김선종 연구원 등 관련자 4~5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검토 중이다. 조사위원회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가 부정되더라도 황 교수가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당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윤현수 교수, 김 연구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만약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이 황우석 교수의 실체 없는 '자작극'으로 판명된다면 황 교수는 법적 책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그럴 경우에는 황 교수가 검찰에 김 연구원을 지목해 수사를 의뢰한 이상 무고죄가 성립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견해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2005년 논문 관련 '난자 의혹'도 조사**

한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도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 의혹을 전면 조사하기로 해 주목된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생명윤리법이 발효된 올해 1월 1일 이후 황 교수팀이 사용한 난자의 출처, 취득과정, 개수, 적법성 여부, 난자 제공자에 대한 강제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한양대, 미즈메디병원, 한나산부인과 등에 자료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미 조사위원회는 지난 23일 중간발표 때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난자가 황 교수팀의 연구에 쓰였다'고 밝혔다. 만약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성일 이사장과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이 제공한 난자가 2005년 이후에 제공된 것이라면 출처, 취득과정 등의 내용에 따라서는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이미 지난 11월 24일 황우석 교수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이용된 난자의 출처와 관련해 밝힌 점에 대해서도 '일부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실관계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특히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 과정에 '강제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MBC 〈PD수첩〉도 오는 1월 3일 방송분에서 집중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