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대로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은 줄기세포 2개를 11개로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줄기세포 2개가 진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황우석 직접 개입해 줄기세포 2개를 11개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는 11시 오전 서울대 대학본부 4층 회의실에서 조사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은 '조작'이라는 것이었다.
조사위원회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다고 보고했으나 논문이 투고될 시점인 지난 3월 15일에는 2개(2, 3번 줄기세포)만 존재하고 있었다"며 "논문에 보고된 11개의 줄기세포주에 대한 각종 실험 데이터들은 모두 2개의 줄기세포주를 사용해 만들어낸 데이터였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이것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라 볼 수 없고 2개의 줄기세포에서 얻은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연구 데이터의 진실성이 과학을 떠받치는 기반임을 상기할 때 이와 같은 잘못은 과학의 기반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사결과를 발표한 노정혜 연구처장은 "이 사실은 연구 책임자인 황우석 교수가 직접 논문 '조작'에 개입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황 교수도 이런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천기술' 유무와 상관 없이) 이번에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황 교수는 중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사의 최종결과를 기다려 (징계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개도 '환자 맞춤형'인지 미지수…DNA 지문분석 의뢰**
조사위원회는 또 논문 제출 시점에 존재했다는 2번 및 3번 줄기세포의 성격과 관련해서 "2, 3번 줄기세포주가 과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22일 DNA 지문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두 개의 줄기세포 역시 환자의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추출된 것인지 계속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황우석 교수는 22일 검찰에 '줄기세포 바꿔치기'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면서 "2, 3, 4, 8, 11번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분석 결과 미즈메디병원에서 '비공개'로 보관 중이던 수정란 줄기세포 4, 8, 2, 7, 10, 12번과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는 현재 황 교수 연구실에 보관중인 2,3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을 해봐야 그 줄기세포의 진실성을 입증할 수 없을 것임을 스스로 밝힌 셈이다.
조사위는 2,3번을 제외한 나머지 줄기세포 9개에 대해 설명하는 가운데 4개는 1월 9일에 오염 사고로 이미 죽었고, 2개는 아예 장부상에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머지 3개도 3월 9일에 콜로니(세포덩어리) 상태로 관찰됐으나 논문이 제출된 시점에는 아직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
***DNA 지문분석 결과도 '조작'…환자 체세포로 2벌 만들어**
이날 〈프레시안〉이 지난 8일 최초 보도한 대로 논문의 DNA 지문분석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조사위원회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했던 DNA 지문분석 데이터는 2, 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9종은 한 환자의 체세포를 두 개로 나눠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따라서 두 가지 데이터가 동일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번 줄기세포의 경우도 MBC 〈PD수첩〉이 황 교수로부터 제공받아 실시한 DNA 지문분석 결과 환자의 체세포와 '불일치'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과연 2, 3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도 제대로 실시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2004년 논문, 스너피 등도 검증…DNA 지문분석**
조사위원회는 또 줄기세포가 제대로 확립됐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인 테라토마 형성 관련 내용도 조작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애초 황 교수는 11개 중 7개의 줄기세포에서 테라토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하고 이것을 다시 3개로 정정했다. 하지만 조사위에 따르면, 2, 3번 2개의 줄기세포에서만 테라토마가 형성됐던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
조사위원회는 "DNA 지문분석 외에 2004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복제 개 스너피에 대해 제기된 질문들도 검증할 예정"이라며 황 교수의 이전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이미 검증에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조사위원회는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와 스너피의 DNA 지문분석도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중간조사결과 전문**
황우석 교수의 2005년 Science 논문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가 지난 12월 15일(목) 가동된 이후, 어제까지의 활동내용은 그사이 여러차례 보고를 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은 2005년 논문 데이터의 진위와 관련하여 밝혀진 사실들을 정리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난자 185개로부터 11개의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였다고 보고한 2005년 Science 논문의 진위에 대해 조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1. 논문에 사용된 줄기세포주의 숫자
황 교수팀이 체세포복제를 통해 만들었다고 하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는 논문에서는 11개로 보고하였으나, 논문이 투고될 시점인 3월 15일에는 2개만 존재하고 있었다. (2번, 3번 라인) 논문에 제시된 나머지 9개의 줄기세포 중 4개는 오염사고로 1월 9일에 이미 죽어버렸다고 하고, 2개는 장부상에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나머지 3개는 3월 9일에 콜로니(세포덩어리) 상태로 관찰되었으나 논문이 제출된 시점에는 아직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2005년 논문에 보고된 11개의 줄기세포주에 대한 각종 실험 데이터들(면역염색현미경사진, DNA지문분석, 테라토마(기형암) 형성, 조직적합성분석)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데이터였다.
이 2개의 세포주(2, 3번)가 과연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인지는 조사위원회가 어제 의뢰한 DNA분석결과가 나오면 확인될 수 있다.
2. 논문의 DNA지문분석 데이터
2005년 논문에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제대로 만들어 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DNA분석 데이터는 줄기세포와 핵을 제공한 환자체세포의 DNA를 각각 분석한 것이라고 논문에 쓰여있다. 그러나 확인결과 DNA지문분석을 의뢰할 때 두 종류의 세포를 따로따로 보낸 것이 아니라, 2,3번을 제외한 나머지 9종은 한 환자의 체세포를 두 tube로 나누어 분석을 의뢰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두가지 데이터가 동일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3. 테라토마의 형성
논문에는 7개의 세포주에 대하여 테라토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하고, 추후 이것을 다시 3개로 정정하였으나, 사실은 2, 3번 2개의 세포주에 대해서만 테라토마 형성이 확인되었다.
이상의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2005년 Science논문의 데이터들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로 볼 수 없고, 2개의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연구데이터의 진실성이 과학을 떠받치는 기반임을 상기할 때, 이와 같은 잘못은 과학의 기반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
앞으로 조사위원회는 황교수팀이 확립하였다고 하는 추가적인 세포주들이 과연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인지를 DNA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입니다. 또한 2004년 Science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복제개 Snuppy에 대해 제기된 질문들도 검증할 예정입니다. 조사위원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조사를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공정한 조사결과를 낼 수 있도록, 언론에서도 많은 협조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