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동아시아 10개 국 가운데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최하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이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3년째 7%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이후 계속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은행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발표한 '아시아 경제 모니터(AEM)'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0%로 예상했다.
이는 ADB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4.6%에 비해 다소 상향조정된 것이며,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전망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10개 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7.1%)에 비해 2.1%포인트 낮을 뿐 아니라 동아시아 10개국 중 필리핀(4.8%)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태국과 함께 공동 8위다.
국가별로 내년 성장률 전망을 보면 중국이 8.9%로 가장 높고 이어 라오스 8.0%, 베트남 7.6%, 캄보디아 6.1%, 싱가포르 6.0%, 인도네시아 5.9%, 말레이시아 5.3% 등의 순이다.
ADB는 보고서에서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내수로 연결되느냐의 여부"라면서 "그러나 중소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내수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ADB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4.0%로 동아시아 10개 국 평균치(7.1%)를 훨씬 하회하며 꼴찌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고유가와 조류독감 등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가 6~9%대의 성장률을 기록해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올라선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에 5%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나 민간 쪽에서는 4%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4%대로 굳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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