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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노성일 '끝'이 보이는 '진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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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노성일 '끝'이 보이는 '진실 게임'

"줄기세포 진짜" vs "논문 조작…줄기세포 가짜"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은 16일 오후 연이은 기자회견에서 끝이 뻔히 보이는 '진실' 공방을 벌였다.

이날 황 교수는 "증빙 자료로 제출한 사진이 잘못되는 등 치명적인 잘못이 있는 〈사이언스〉 논문은 철회했다"며 "하지만 6명의 연구원이 줄기세포가 수립되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단 1%의 의혹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날 노 이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노 이사장은 곧이어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황 교수의 주장을 정면 재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9개의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들었다"며 "〈사이언스〉 논문을 제출할 때 2~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9개 중 3개는 아예 '가공'이었고 6개도 너무 빠른 시간에 만들었다"며 '황 교수의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자신의 전날 주장을 반복했다.

***황우석 "11개 줄기세포 만들었다…6개 미즈메디병원 것과 바뀌어"**

이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11개의 줄기세포를 다 만든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다만 그 중 6개는 미즈메디병원의 것과 바뀐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으면서 문제의 소지를 미즈메디 병원 측으로 돌린 것이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에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 사진이 실린 것을 보고 지난 11월 말부터 이런 사실을 확인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줄기세포가 수립되는 첫 단계에서부터 미즈메디병원의 것과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뒤바뀐 줄기세포의 경우 미즈메디병원의 것과 성별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사법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누군가가 고의로 줄기세포를 바꿨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는 또 "현재 냉동 보관된 초기 단계의 줄기세포 5개를 배양 중에 있다"며 "열흘 정도 후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만약 이 5개 중에서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없다면 그 때는 국민 앞에 사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수립한 것은 확실하지만 사진이 잘못 실리는 등 '치명적 오류'와 허점을 보인 것을 인정해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은 취소하겠다"며 "하지만 우리는 줄기세포를 확립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재연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노성일 "〈사이언스〉 논문 조작…줄기세포 대부분 조작된 것"**

한편 이런 황 교수의 주장에 대해 노성일 이사장은 즉각 정면 반박했다.

황 교수의 기자 회견이 끝난 직후 노 이사장은 자신의 미즈메지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황 교수가 천연덕스럽게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하겠다"며 "교수로서 과학자로서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김 연구원으로부터 실로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다"며 "DNA 지문분석을 할 때 2번, 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나머지는 같은 체세포로부터 채취한 DNA 샘플을 보내 2벌을 만드는 식으로 조작했다는 증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체세포에서 추출한 DNA 샘플은 황 교수 실험실의 권대기 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4년 11월 말~12월 초 어느 날 황우석, 안규리 교수로부터 처음 만든 6개 줄기세포가 곰팡이에 오염돼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상심했었다"며 "다행히 2, 3번 줄기세포 2개는 별로도 (미즈메디 병원과 서울대에 나눠서) 보관해둔 것이 있어서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그로부터 불과 2~3개월에 불과한 빠른 시간에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 6개를 새로 만들어 총 8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게 됐다는 얘기를 김 연구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해 이 6개의 줄기세포가 '조작'일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는 이 8개에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가공의 데이터로만 존재하는 줄기세포 3개를 더해 11개로 보고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황 교수가 '세계적으로 데이터에 대해서 신뢰를 받으려면 10개 이상이어야 한다'며 11개로 조작할 것을 (김선종 연구원에게) 지시했다"며 "학자로서 양심을 저버린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논문 작성도 전적으로 피츠버그대의 섀튼 교수가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면충돌' 양상…황우석 진술 '혼란' 많아**

이렇게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진술에 국민들은 또 한번 혼란에 빠졌다. 확실한 것은 양자 중 한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 결과가 밝혀질 경우 파문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황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 중에는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아 별도 해명이 요구된다.

황 교수는 DNA 지문분석과 관련해 "미즈메디병원 연구원을 통해 3번에 걸쳐 분석을 맞겼다"며 "2, 3번 줄기세포의 분석 결과가 일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한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즉 11개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분석 결과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이 결과가 〈사이언스〉에 실렸다는 것. 노 이사장의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황 교수는 바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말을 하기에 앞서 줄기세포가 수립 과정의 초기에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DNA 지문분석은 줄기세포를 상당히 배양한 다음에 DNA 샘플을 맡겨 하는 작업이다. 만약 초창기에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바뀌었다면 DNA 지문분석 과정에서 환자의 체세포와 '불일치' 판정이 나와 〈사이언스〉에 제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인 것이다.

이 밖에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말하는, 곰팡이 때문에 줄기세포 6개가 오염돼 훼손된 시점도 차이가 났다. 황 교수는 1월 9일이라고 말했지만 노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황 교수는 불과 1~3개월 사이에 9개의 줄기세포를 수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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